유럽증시, 금리 부담에 약보합 마감…獨지수는 사상 최고
by정다슬 기자
2025.03.07 07:28:37
ECB 금리 인하 이후 하락폭 낮춰
대규모 부양책에 독일 채권 금리 급등
은행주·산업재·건자재주 상승…부동산·헬스케어 하락
트럼프 관세 유예 소식에 자동차주 일부 회복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교민주연합(CDU) 대표와 리르스 클링바일 사회민주당(SPD) 대표가 4일 베를린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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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독일의 대규모 부양정책이 국채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란 부담감에 하락하던 유럽증시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와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유예 소식으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600은 전 거래일 대비 0.19포인트(0.03%) 내린 555.90로 장을 마쳤다. 오후 들어서까지 약 1%대 하락을 기록하던 STOXX600은 ECB의 금리 인하 발표 이후 급격히 하락폭을 줄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38.45포인트(1.47%) 상승한 2만3419.48을 기록해 지난 3일 이후 3거래일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상승 종목으로는 건설업체 호크티프(Hochtief·15.5% 상승), 제조업체 키온 그룹(Kion Group·20% 상승),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Deutsche Bank·12.4% 상승),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8.6% 상승) 등이 있었다.
지난 4일 독일 총선 이후 차기 연립정부 구성이 유력한 독일 보수연합과 사회민주당(SPD)는 국내 총생산(GDP)의 1%를 초과하는 국방비 지출을 가능하기 위해 헌법상 부채 제한 제도를 개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독일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향후 10년 동안 5000억유로 규모의 신용기반 특별 인프라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유로존 벤치마크로 간주되는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4bp(1bp=0.01%포인트) 상승한 2.723%를 기록했으며 독일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5bp 상승했다. 금리 변화에 민감한 STOXX600(이하 생략) 부동산지수(.SX86P)와 헬스케어지수(.SXDX)가 각각 2.7%, 1.2% 하락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3.92포인트(0.29%) 오른 8197.67로 마감했으며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73.00포인트(0.83%) 내린 8682.84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60.27포인트(0.68%) 상승한 3만8779.67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0.20포인트(0.15%) 오른 1만3234.20으로 마감했다.
은행지수(.SX7P)는 0.8%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국 은행주의 급락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은행주(.SX7E)는 2.6% 상승한 반면, 런던 은행지수(.FTNMX301010)은 2.7% 하락했다.
이외 건설 및 건자재업종(.SXOP)과 산업재 업종(.SXNP)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이며 각각 2.2%, 0.9% 상승했다.
이날 ECB는 시장의 예상대로 예금 금리를 25bp 인하했다. 다만 물가 상승 등을 경계하며 시장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줄였다. 독일의 대규모 부양정책이 이뤄지는 만큼 통화정책을 좀 더 보수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초 연말까지 3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시장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연말까지 1~2회로 줄였다.
UBS의 독일 최고투자책임자 막시밀리안 쿤켈은 “ECB는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최대한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체결된 자유무역협정(USMCA)을 준수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한달간 관세 면제를 해준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전 거래일에서 6% 하락했던 자동차및부품업종지수(.SXAP)는 2.4% 상승했다.
지역 방산 관련 주식도 최근 랠리를 이어갔으며, 항공우주 및 방위 지수는 2.7%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