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고객'만 45번 언급한 황현식 LG U+ 대표 취임 첫 간담회(이모저모)

by김현아 기자
2021.07.01 09:00:03

취임이후 7개월 만에 첫 기자간담회 개최
실용주의로 무장한 철저한 고객중심론자
모두 발언에서 고객만 45번 언급
4명 임원들 대동했지만 황 사장이 대부분 직접 설명
화웨이, 주파수, 망대가 등 민감 질문도 소신대로 답변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사장)


“점잖은 신사 같고, 실용주의로 무장한 모습이랄까. 삼국지로 치면 유비 같은 모습이었다.”

코로나19 방역수칙 때문에 오전과 오후로 나눠 어제(지난 30일) 진행된 황현식(59)LG유플러스(032640) 대표이사(사장)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 평이다.

황 사장은 취임 7개월 만에 언론을 만났다. 그는 1991년 (주)LG 회장실에 입사한 뒤, LG텔레콤, (주)LG를 거쳐 LG유플러스에서 줄곧 근무한 이유로 LG유플러스가 현재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누구보다 밝다.

때문에 과장하지 않고 LG유플러스의 현실과 미래 비전을 대단히 실용적이자, 고객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경쟁사 CEO로 치면 네이버 서비스를 총괄해오다 CEO가 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와 비슷해 보인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기술 자체보다는 고객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고객 일상 속 아주 작은 변화까지도 놓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양대 산업공학 학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 석사 출신이다.

또 “과거에는 사업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 회사의 효율이나 재무 성과를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고객 관점에서 결정하여 더 큰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말 중요한 내부 목표는 해지율이 가장 낮은 회사”라고 언급했다.

그는 20여분 간 진행된 모두 발언에서 고객중심경영과 질적 성장을 이야기하면서, ‘고객’이라는 말을 무려 45번이나 언급했다.

모두 디지털 혁신기업을 외치지만, LG유플러스의 그것은 “고객의 일상에 즐거운 변화를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기업”이라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LG유플러스는 AI·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Pain Point를 사전에 감지하고 예측하여 고객 Pain Point가 제로화 될 수 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황 사장은 “고객이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에 열광하고, 우리 서비스를 주변에 적극적으로 권유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게 제 바램”이라며 “경영성과는 고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현식 사장 기자간담회는 황 사장의 경영 비전 설명 이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으로 진행됐다.

그래서 황 사장외에도 최택진 기업부문장 부사장, 박형일 CRO 부사장, 박종욱 CSO 전무, 최창국 미디어콘텐츠사업그룹장 상무가 연단에 올랐다.

하지만 최택진 부사장이 2025년 비통신 매출 30%(현재 25%) 달성에 대한 집중 분야로 스마트팩토리와 모빌리티를 설명할 때, 박형일 부사장이 28㎓ 5G 구축 전략으로 시범사업을 언급할 때 등장했을 뿐이다. 그만큼 황 사장의 업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풍부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 사장은 간담회 내내 일정한 목소리 톤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화웨이 리스크나 경쟁사들이 특혜라고 주장하는 3.5㎓ 대역의 주파수 20㎒ 추가 요구, 협상이 완료된 넷플릭스의 망대가 소송 패소 등에서 그는 솔직하게 답했다.

이런 태도는 2025년까지 비통신 매출에서 30%를 달성하겠다는 것은 5:5로 하겠다는 경쟁사들보다 보수적인 수치 아니냐는 질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화웨이 보안 문제가 전혀 발생 않도록 리스크 매니징을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도 “화웨이를 통해 좀 더 좋은 품질을 제공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 다해 나가는 게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했다. 화웨이 장비의 기술적 우수성을 나름 인정한 발언이다.

주파수 논란과 관련 2018년 경매 때 주파수를 적게 산 LG 탓이라는 주장에는 “5G 품질 보완 측면도 추가할당이 필요하지만, 현재 이통3사가 농어촌 공동망을 추진하려면 이통3사가 동등한 주파수 폭을 사용해야 한다. 20㎒ 추가할당에 대해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망대가를 내야 한다는 법원 판결에는 “망대가를 내는 게 맞지만, 협상 영역”이라면서도 “양사(넷플릭스와의)계약을 바꿔야 할 만큼의 그런 내용은 아니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해, 계약서에 향후 망대가 협상 여지를 남긴 KT와 달리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간 계약은 다르다는 걸 재확인했다.

황 사장은 경쟁사 대비 신사업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에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답했다. 다만, “적극적으로 움직이려는 시점은 맞다”면서도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하기보다는 고객에 필요한 서비스인지, 우리 본업인 통신서비스와 연결돼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지, LG그룹 계열사 간 공유 문제 등이 검토돼야 한다”는 실용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