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험사 진입 문턱 낮추는 금융당국…업계 "진출 쉽지 않다"
by김경은 기자
2018.06.03 16:06:10
삼성화재·현대해상 등 꾸준히 관심
외국계 경쟁 치열 등 시장환경 악화
"실제 시장 진출 어려울 것" 지배적
[이데일리 김경은 박종오 기자] 국내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의 독점 체제에 변화가 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손해 보험사의 재보험 의존도를 낮추고 보험사 간 경쟁을 촉진하도록 관련 규제를 손보기로 해서다. 그간 재보험사 설립에 유독 진입 문턱이 높았으나 금융당국이 나서서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팬아시아리 재보험사 설립이 추진된 바 있고 삼성화재 등도 재보험사 설립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미 외국계와 경쟁이 치열하고 재보험요율 인하 추세 등으로 영업마진율이 낮아 이 시장에 뛰어들 주체가 쉽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손해보험산업 혁신·발전방안 2단계 조치로 ‘기업이 가입하는 보험의 보험료 및 서비스 경쟁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재보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보험사 간 경쟁 촉진안이 주요 골자다. 재보험사에 관행적으로 의존했던 탓에 대동소이한 기업보험만 판매하고 보험사는 관행적인 단기 판매 경쟁에 몰입해 인력 양성 부족, 상품 개발 미흡 등으로 해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국내 재보험 시장에 대한 경쟁 촉진을 위해 ‘제2의 전업 재보험사 추가 인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적정한 자본금 △대주주의 재보험업 지속영위 의지 △사업계획 타당성 △재보험 영업 역량 등이 적정하다면 적극적으로 허가하겠다고 했다.
실제 법적 최소 요건만 갖춘다면 인가가 재량행위인 만큼 정책 방향을 신규 전업재보험사 추가 인가에 맞춰놓고 살펴보겠다는 설명이다. 하주식 금융위 보험과장은 “기업이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가 더 저렴해지고 새로운 위험을 대비한 보험 상품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팬아시아리는 예비인가 이전 단계에서 3000억원 규모의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삼성화재나 현대해상 등 국내 손보사들 역시 해외 재보험 산업에 진출하며 재보험 시장 타진을 저울질했으나 외형 유지에 급급한 실정이다. 실제 삼성화재가 싱가포르에 설립한 재보험사인 ‘삼성리’의 자산은 2014년 2440억원에서 지난해 말 209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재보험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업 재보험사와 원수보험사의 총 재보험료는 22조3859억원으로 전년 20조7076억원에 비해 1조6783억원(8.1%) 증가했다.
양적인 성장에도 지난해 국내외 재보험거래에 따른 수지(收支) 적자는 4641억원으로 전년 4283억원에 비해 358억원 증가했다. 재보험 수지차는 재보험료와 재보험금, 수수료 수취 및 지급을 반영한다. 수재 재보험료보다 재보험금이 많거나 출재 재보험금보다 재보험료가 많으면 적자가 발생한다. 이미 외국계와 경쟁이 치열하고 재보험요율 인하 추세 등으로 영업마진율이 낮아 이 시장에 뛰어들 주체가 쉽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