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시도때도 없이 얼굴 떨리고 윙크하는 안면경련

by이순용 기자
2016.11.22 08:43:25

안면경련 50대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 수술로 재발없이 완치 가능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박익성 교수] 눈꺼풀이나 입 꼬리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파르르 떨리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마그네슘, 칼륨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에게 이런 증상이 종종 나타난다. 하지만 40·50대의 중장년층이라면 이러한 신호를 단순한 피로 탓으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안면신경장애의 일종인 ‘안

면경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2010년 61,029명이던 환자 수가 2014년 72,604명으로 약 20% 증가할 만큼 지난 5년간 안면신경장애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안면경련으로 미세혈관감압술을 받은 환자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50대가 41.7%로 가장 많고, 40대가 23.1%, 60대가 21.4%로 그 뒤를 잇고 있어 40대 이상에서 안면경련 증상 발생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면경련은 주로 한쪽으로만 나타남에 따라 의학적으로 편측안면경련(hemifacial spasm), 또는 반측성 안면경련이라 부른다. 증상으로는 통증없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에서부터 경련이 시작되어 점차 심해지면서 눈이 감김과 동시에 입이 위로 딸려 올라가게 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할 때, 낯선 사람과 만날 때 심해지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많은 지장을 미치고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 정신적인 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질환이다.



우리 뇌에는 머리의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12가지의 뇌신경이 존재하는데, 이중 얼굴의 표정을 짓는데 관여하는 안면신경이 뇌혈관에 의해 눌리면 안면경련이 일어난다. 즉, 뇌혈관에 의해 눌리는 뇌신경 부위에 마치 전기합선을 일으킨 것처럼 스파크가 생겨 안면떨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안면경련은 약물요법이나 보톡스 주사 시술로 치료하기도 하나 그 효과가 일시적임에 따라 증상을 단번에 치료할 수 있는 ‘미세혈관감압술(MVD: Microvascular decompression)’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라 할 수 있다. 미세혈관감압술은 귀 뒷머리쪽을 4㎝ 가량 절개해서 이상이 생긴 신경을 찾고, 그 신경을 누르고 있는 뇌혈관과 신경 사이에 의료용 솜을 완충재처럼 끼워 넣어 전기합선을 막아주는 수술법이다.

문제가 있는 안면신경 뿌리 부위의 혈관 압박을 없애 수술 즉시 증상이 호전되고 기능이 회복됨에 따라 환자 만족도가 매우 좋다. 다만 뇌 속은 해부학적 구조가 매우 복잡해 수술 시 청력저하, 어지럼증, 안면마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있으므로 개두술 경험이 많은 베테랑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 후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