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방성훈 기자
2013.10.20 15:50:2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케이블 입찰 담합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 정의당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안전·비안전등급 전력, 제어, 계장용 케이블 입찰현황’에 따르면, LS전선·JS전선·대한전선·서울전선·극동전선 등 5개사는 신고리 1∼4호기, 신월성·신울진 1∼2호기의 케이블 입찰 담합을 통해 총 717억원 규모의 계약 8건을 체결했으며, 이에 따른 평균 낙찰률이 99.1%에 달했다.
100번 입찰해 99번 낙찰받은 셈으로, 이는 담합 업체들의 투찰률이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투찰률은 낙찰 예정금액 대비 업체들이 써낸 가격 비율로, 투찰률이 높을수록 낙찰가에 가깝다는 뜻이다.
고리·신월성 1∼2호기의 안전등급 전력용 케이블을 수주한 LS전선이 입찰 당시 써낸 투찰가는 예정가격(27억9760만원)보다 불과 860만원 적은 27억8900만원으로 투찰률은 99.7%였다.
LS전선과 함께 입찰에 참여한 대한전선은 32억8845만원, JS전선은 29억5900만원을 각각 써내며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원전의 안전등급 제어·계장용 케이블은 JS전선이 예정가격 61억1441만6000원에 61억원(투찰률 99.8%)을 써내 낙찰받았다. 불과 1441만6000원 낮은 금액이다.
비안전 전력·조명용 케이블(예정금액 181억2929만8000원)의 경우 대한전선이 180억9500만원(투찰률 99.8%)에, 비안전 계장용 케이블(예정금액 41억2500만원)은 서울전선이 40억8400만원(투찰률 99%)에 각각 수주했다.
신고리 3∼4호기도 JS전선(투찰률 99.6%), LS전선(98.4%), 서울전선(96.4%)이 차례로 낙찰받았다. 이에 따른 투찰률은 평균 98.1%에 달했다.
신한울 1∼2호기의 경우 담합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가 수주한 안전등급 전력·제어·계장용 케이블과 비안전 전력·조명용 케이블은 투찰률이 각각 79.8%, 95.7%인데 반해 담합업체인 극동전선이 따낸 비안전 계장용 케이블은 투찰률이 99.6%에 이르러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김 의원은 “총 8기의 원전에 들어가는 케이블의 입찰결과를 보면, 업체별로 돌아가면서 낙찰 받았으며 투찰률도 입찰가의 99.1%에 달한다”며 “이는 전형적인 입찰담합 수법으로 한수원이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찰률이 거의 100%에 달한다는 것은 업체들이 경쟁사의 투찰가를 사전에 파악했다는 증거이자 한수원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닌가하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부분”이라며 “한수원은 이런 의혹에 대해 설득력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