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효석 기자
2010.01.25 10:51:10
3D기술 시대조류로 급부상
영화·TV제조사·방송 전방위 경쟁 불붙여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지난 23일 새벽 1시30분 CGV 용산 아이맥스관. 영화 아바타를 관람하기 위한 사람들로 꽉 찼다. 런닝 타임 162분임을 고려하면 밤샘 영화를 보는 셈이지만, 극장 안 열기는 뜨겁기만 했다.
요즘 떠도는 우스갯소리가 실감 났다. `최근 한국사람은 두 종류로 나뉠 수 있다. 아바타를 본 사람과 보지 않은 사람`.
이를 반영하듯 지난 주말 아바타는 개봉 38일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아바타가 지금까지 올린 전 세계 매출은 16억달러. 우리 돈으로 2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매출만 봐도 작년 흥행작 `해운대`가 올린 810억원을 넘어 1000억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대단한 인기다.
이는 단순한 영화 흥행을 넘어서 3D라는 새로운 산업의 부흥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이맥스관에서 관람하는 사람중 일부는 2D로 먼저 본 다음, 3D로 다시 보고 3D를 아이맥스관에서 또 보는 사람들일 정도다.
세계 3DTV 시장은 2018년 169억달러로, 지금보다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산업도 TV뿐만 아니라 영화·방송·게임·웹·테마파크·전시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이미 드림웍스는 앞으로 모든 애니메이션을 3D 디지털 기술로 제작할 것임을 밝혔다. 할리우드 제작사들도 올해 20여 편의 3D 콘텐츠 제작을 준비중이다. 소니는 올해 남아공월드컵 25경기를 3D로 생중계 하겠다고 나섰다.
국내 방송사들도 움직임이 빠르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3D TV 방송을 시작했고, 케이블TV CJ헬로비전은 주문형비디오(VOD)로 3D 방송을 시범 서비스 중이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올해 월드컵 중계를 3D로 하려고 노력중이다. 일부 극장에선 3D와 더불어 촉각과 후각으로까지 영화를 즐길 수 있는 4D 상영을 추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 TV 제조업체간 3D 마케팅 경쟁도 뜨겁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의 주제도 3D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다.
삼성전자도 이건희 전 회장의 지적에 따라 3D TV 안경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사람의 양쪽 눈 사이 간격은 보통 6.5Cm다. 따라서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보는 영상이 다르다. 이 영상이 머릿속에서 합쳐져야 비로소 하나의 영상으로 나타나는 셈이다.
3D 기술은 이 점을 이용한다. 왼쪽 영상과 오른쪽 영상을 달리 찍은 다음 특수 안경을 통해 왼쪽 안경에는 왼쪽을 찍은 영상을, 오른쪽 안경에는 오른쪽을 찍은 영상을 읽히게 해 3D가 완성된다. 때문에 지금으로선 3D를 보려면 안경이 필수적인 만큼, 안경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3D의 단점도 있다. 장시간 보면 두통이 유발된다는 우려다. 3D가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중 하나는 `화면에 나타나는 사물이 눈에 어느 정도 까지 근접해 오느냐` 이다. 또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각각 전달되는 영상이 얼마나 정교하느냐` 이다.
3시간 가까이 아이맥스관에서 3D로 아바타를 봤을 때도 가장 우려했던 것이 두통이었다. 사람마다 차이는 나겠지만, 이 정도의 영상이라면 두통 걱정은 별로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아직 3D 기술표준화도 이뤄지지 않았고, 두통을 일으키는 안정성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3D 시대가 도래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고 일어났더니 세상이 바뀐 느낌이다. 아바타의 성공은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측면 뿐만 아니라 3D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