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엔진 살리자`..금리인하 동참

by양이랑 기자
2008.10.09 10:41:45

금리·지준율 인하..세금 감면조치도 발표
금리 지속적으로 인하 전망
경제성장률 내년 8% 기록 전망..경기둔화 우려 `팽배`

[이데일리 양이랑기자] 세계 4위 경제대국 중국도 글로벌 금리 공조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세계경제 위기에서 중국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중국 내부에서의 금리인하 효과에 대한 관심을 불러올 전망이다.    
 
중국은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저축에 대한 개인소득세를 일시 감면키로 하는 등 통화 및 재정정책을 완화했다. 표면상으론 글로벌 경제에서의 위상을 의식해 금리 인하에 동참했다는 뉘앙스가 중국 안팎에서 나오고 있지만, 실제론 악화되고 있는 중국경제의 현실도 한 몫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주택과 자동차 판매 성수기인 국경절 연휴에도 소비는 매우 부진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실물 체감 경기는 위축된 모습이다. 해외 증권사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한자릿수를 기록하고, 내년 8%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통화정책 완화와 재정정책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 정책 방향은 이날부터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7기 3중전회)에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1년만기 대출금리를 6.93%로 기존 7.20%에서 0.27%포인트 인하했다. 1년만기 예금금리도 같은 인하폭을 적용, 3.87%로 4.14%에서 낮췄다.

중국은 또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17%로 0.5%포인트 인하했다. 금리 인하는 내일(9일), 지준율 인하는 오는 15일부터 적용된다.

또 저축에 대한 개인소득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중국의 내각인 국무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이 금리 인하 성명에서 미국, 영국 등의 중앙은행과 공조한다는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세계 4위 경제대국으로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위기의식을 같이하고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 4일 미국 의회가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을 통과시켰을 때에도 "금융위기 가운데 세계 각국은 비슷한 이혜와 유사한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모두가 나서 책임을 지고 협력해야 한다"며 동조 의사를 밝혔었다.

JP모간(중국)의 징 울리히 회장은 "중국의 금리 인하 대열 참여는 글로벌 경제에서의 중국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중국은 글로벌 경제 공동체와 관련한 이혜 관계국으로서 책임감이 막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에서 소비 지출이 둔화되는 등 경제 성장 둔화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택과 자동차 판매의 성수기로 인식되는 지난주 `국경절` 연휴 때도 소비는 두드러지게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부동산 판매와 거래 규모는 전국가적으로 뜸해지면서 10년래 최저치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저우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인 호프풀런트 그룹의 푸와이충 이사는 "연휴 기간 매출이 최근 10년래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업체들이 성수기를 맞아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도시에서 반응이 석연치 않았다고 전했다.

차이나 비즈니스 뉴스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자동차 판매업체들은 올해 판매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성수기인 골든위크에 마케팅 전략을 집중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베이징에서는 30개 이상의 자동차 판매업체들이 가격을을 5000위안~5만위안까지 내렸고, 다양한 신차들이 출시됐지만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상하이, 광저우, 청두 등지에서도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저조했다.
 
경제지표도 불안하다. 지난 8월 중국의 산업 생산 증가율은 6년래 최저치를 나타냈고, 수출 규모도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달 중국 70개 주요도시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지난 8월 5.3%를 기록, 7월(7.0%)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또 8월 주요 부동산 가격은 전월대비로도 0.1% 하락하는 등 내림세로 돌아섰다.



중국은 지난달 15일 6년만에 처음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한지 3주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경기 둔화를 방지하기 위해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인민은행이 내년까지 꾸준히 금리를 인하하고, 각종 재정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간스탠리는 인민은행이 내년까지 4~5차례에 걸쳐 0.27%포인트씩 대출금리를 인하, 금리가 5.85%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도 인민은행이 같은 간격으로 수차례 금리를 인하, 향후 1년내 대출금리를 6%까지 내릴 것으로 추정했다.

인플레이션은 최근 몇개월한 크게 완화되면서 금리 인하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율 4.9%를 기록, 12년래 최고치였던 지난 2월 8.7%에서 크게 낮아졌다.

UBS의 왕타오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대출 할당을 높이는 등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세금 인하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확대 등 재정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해외 증권회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과 수출 둔화 등을 감안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하향조정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올해 두자릿수를 기록하지 못하고, 내년에는 8%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간스탠리는 이달 초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9.8%로 10%를 밑돌고, 내년 8.2%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UBS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 9.6%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악화되면 내년에는 8%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 당초 전망치 8.8%에서 하향조정했다.
 
최근 경제상황와 관련, 징 울리히 회장은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통화 정책을 완화하고,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관련한 재정정책을 구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