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MK맨` 박정인 현대차 부회장

by좌동욱 기자
2006.09.01 10:58:33

[이데일리 좌동욱기자]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원로의 예우를 받는 `고문`의 자리에서 현대차(005380) 그룹 핵심조직인 기획총괄담당 부회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박정인 부회장(사진)은 현대정공 인맥 좌장격 인사로 정몽구 회장(MK)의 최측근인사로 분류된다.
6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 77년 정 회장과 함께 현대정공 설립을 주도한 이후 30년을 정 회장의 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사석에서 정 회장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현대차그룹의 경영진.

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현대모비스(012330) 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경영일선에서 퇴진했다. 앞서 현대정공 인맥 `오른팔`로 꼽히는 유인균 현대INI스틸(현 현대제철) 전 부회장과 현대자동차써비스 출신의 측근인 이상기 현대모비스 부회장이 각각 2004년과 2005년 경영일선에서 퇴진했기 때문에 그의 퇴진은 현대차그룹의 세대교체로 인식됐다.

이 같은 그룹 원로들이 다시 재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올해 내부 비리사건으로 현대차그룹이 위기에 처하면서부터. 박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원로들은 지난 4월 검찰이 정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를 고심할 당시 1조원 규모의 그룹의 사회공헌 발표를 도왔다.



이 중 박정인 부회장이 다시 중용된 이유는 박 부회장이 MK의 최측근으로서 MK가 도입하려고 하는 시스템 경영과 투명경영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시스템경영을 통해 현대모비스의 자동차 모듈부품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현대차의 원가·품질 경쟁력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현대차 계열사 중 화상회의와 이메일 결재를 먼저 도입한 기업도 박 부회장이 이끌었던 현대모비스. 올해 62세인 박정인 부회장은 젊은 세대 못지 않게 IT와 사이버 문화를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의 기본은 사람`이라는 박 부회장의 경영철학 역시 `위기의 현대차`를 구할 수 있는 덕목으로 평가됐다는 설명.박 부회장은 "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원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과거 경영 일선에 있을 당시 박정인 부회장은 퇴근 길에 아무 부서나 들러 평직원들과 함께 소주잔을 종종 기울이곤 했다"며 "좀 깐깐해 보이는 첫 인상과 달리 자상하고 소탈한 성품으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만능 스포츠 맨이자, 속도광을 자처하기도 할 만큼 활동적이다.

◇약력
-1943년 12월9일 충북 영동 출생
-영락상고,중앙대 경영학과,경희대 경영대학원,고려대 노동대학원 졸업
-69년 현대그룹 입사
-78년 현대정공 입사
-83년 현대정공 상무
-92년 현대정공 부사장
-97년 현대정공 대표이사 사장,한국NC연구조합 이사장
-99년 한국철도차량공업협회 회장
-2002년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회장,현대자동차 등기이사
-2005년 현대모비스 고문
-2006년 현대자동차 기획총괄담당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