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은행 제재로 북한경제 타격"-WSJ

by이태호 기자
2006.02.14 10:49:55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미국이 북한 돈세탁 방조혐의로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BDA)` 은행에 금융제재 조치를 가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북한과의 관계를 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소식통들을 인용, 14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지난해 9월 미국이 BDA에 제재조치를 가할 수 있다고 선언한 이후 수주 동안 북한의 합법적인 국제무역 거래 상당수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당시 미 재무부는 애국법에 따라 BDA를 `우선적 돈세탁 우려 대상` 은행으로 지정했다.

소식통들은 또 BDA에 계좌동결 조치가 내려진 뒤 북한 은행과 무역상들은 해외 사업을 계속하기 위한 다른 거래 은행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비재 수입이 곤란을 겪으면서 시장 개방 움직임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BDA 소속 변호사에 따르면 마카오 정부가 자체조사에 따라 동결한 북한 관련 계좌는 개인계좌 9개, 은행 20개, 무역회사 11개에 이른다. 동결된 계좌에는 수백만달러가 예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평양의 은행가들은 예금주들이 언제 이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평양 소재 한 상업은행 간부는 "BDA 사태는 큰 충격"이라면서 "자금 회전이 막혀버렸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에 인접한 중국 단둥의 한 사업가는 미국의 BDA 제재 움직임 이후 국경 무역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측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받지 못해 신발용 고무 제조에 필요한 대규모 원자재를 북한으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