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고수익 해외취업”…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조직 사기
by윤정훈 기자
2024.02.28 09:24:10
외교부, 태국 국경검문소 2곳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이지역 한인 대상 취업사기 2022년 4명→2023년 94명 급증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한 취업사기 유인
미얀마, 라오스 등 여행주의보 내린 곳 가급적 방문 자제 당부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외교부가 고수익 해외취업을 보장하는 구인광고 등을 내고 사람을 모집해 현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온라인 도박 관련 불법행위에 가담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외교부와 경찰청은 오는 1일 0시(한국시간)부로 태국 북부 국경검문소 2개소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다고 28일 밝혔다. 발령 지점은 태국·미얀마·라오스 접경 지대인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에 속해 있는 치앙센 국경검문소(라오스 접경)와 매싸이 국경검문소(미얀마 접경)다.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를 당하는 사람 대부분이 이곳 국경을 통해 입국하기 때문이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외교부가 운영하는 여행경과와 별도로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에 대해 최대 90일간 발령된다. 긴급 용무가 아닌 경우 가능한 여행을 취소·연기하라는 조치이다.
정부에 따르면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취업사기 주요 수법은 네이버밴드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고수익의 해외 취업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개별적으로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을 통해 접촉해 항공권 제공·숙식 보장 등을 미끼로 유인한다. 이후 현지에 도착하면 핸드폰과 여권을 뺏고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고 보이스 피싱, 온라인 도박 관련 불법행위에 가담시키는 방법이다. 일부 여성의 경우 성매매를 강요하고 불법 도박 사이트를 만드는 일을 시키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부터 올해 1월까지 이곳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피해 신고는 총 55건 140명(남성 124명, 여성 16명)에 달한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과 2022년 각각 4명에 불과했지만, 작년부터 해외 출입국이 용이해지면서 피해자가 94명으로 급증했다. 올 1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40%를 웃도는 38명이 피해를 봤다.
현지 우리 공관, 외교부 및 경찰청은 주재국 당국과 긴밀하게 공조하여 우리 국민들의 안전한 귀국을 지원하고 있고, 여행경보를 발령하는 등 범죄피해 예방활동을 하고 있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태국 국경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인원을 통제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 실제 피해 인원은 더 많을 수 있다”며 “미얀마, 라오스 일부지역은 주재국 치안이 어려워 구출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300만원+@ 수익’ IT전문가, 중국어 가능자, 모델활동 모집 등 미끼를 가장한 유혹에 현혹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외교부는 경찰청과 긴밀히 협의해 해외에서 국민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