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둔화해도 불안한 성장..AI 통한 생산성 혁신 필요”
by김상윤 기자
2024.01.07 17:29:04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 2024]④
연준 부의장 물망 에벌리 "투자없던 서비스업도 혁신"
"건설업 등 다른 산업에도 AI 통한 혁신 이어져야"
글렌 허버드 "교수·변호사 일자리 상실..대안 찾아야"
[샌안토니오=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차질 완화되고 노동시장도 상당 부분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속 성장으로 가려면 생산성을 증대시켜야 한다. 생산성 향상이 어느 분야에서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누가 혜택을 볼지 찾아야 한다. 인공지능(AI)이 해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재니스 에벌리 노스웨스턴대 교수 (사진=김상윤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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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스 에벌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에서 열린 2024년 전미경제학회(AEA 2024)에서 ‘회복과 위험한 성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 재무부 경제정책 차관보를 지낸 에벌리 교수는 지난해 초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될 만큼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석학이다.
에벌리 교수는 공급망 차질상황이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했고, ‘소프트랜딩’에 우호적인 환경도 조성됐다고 현 경제 상황을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상황에도 여전히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했다. 상업용 부동산을 포함해 부동산 투자가 꽤 오랫동안 정체돼 있는 등 아직 성장이 정상궤도에 들어서지 못했다고 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 전쟁도 지속적으로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리스크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생산성을 다시 향상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벌린 교수는 “위기에도 지적재산권 및 기타 무형자산 투자가 장기적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현재로서는 AI가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랜 기간 무형자산 투자가 없어 생산성이 제자리걸음했던 건설업과 음식·숙박업을 비교하며 “건설업의 경우 무형투자가 없으면서 1987년 이후 생산성이 거의 제자리 걸음했고 음식·숙박업도 마찬가지였지만, 코로나19 이후엔 달라졌다”며 “디지털 결제가 들어오면서 여러 비용을 절감하고 테이블 회전율도 높였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AI가 결합하면서 생산성을 늘릴 수 있는 분야가 됐다는 설명이다. 에벌린 교수는 “서비스 생산성이 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이러한 변화는 다른 산업에서도 나타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교수 (사진=김상윤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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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혁신이 늘 장밋빛만은 아니다. AI의 일자리 대체로 인한 ‘승자와 패자’ 문제도 이젠 본격적으로 논의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조지 부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지낸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교수는 “챗GPT 등 생성형 AI의 혁신 효과는 저숙련, 중숙련 일자리를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경제학 교수, 변호사, 의사 등 상당히 고숙련된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아직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을 만큼 과거처럼 ‘러다이트운동(신기술 저항운동)’이 나타나지 않도록 공공정책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