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첫 중국 겨냥한 안보·경제 결속…북핵 공동대응도 재확인

by박태진 기자
2023.08.20 15:27:22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국제질서 부합 않는 행동”
바이든 “항행의 자유, 남중국해의 분쟁 평화적 해결”
尹, 후쿠시마 오염수에 “3국 국민·인류 안전 최우선”
中 반발 "누가 문제 일으키고 긴장 격화하는지 알 것"

[캠프 데이비드=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갖고 중국을 겨냥해 결속을 다졌다. 한미일 정상은 공동성명(캠프 데이비드 정신)에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안보위협으로 명시했다. 앞으로 군사적 압박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위해 오솔길을 함께 걸어 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일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며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해 우리는 각국이 대외에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군사적 행보를 지적한 것이다.

또 대만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한미일 협력의 지속적인 지침인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 “우리는 국제 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면서 “대만에 대한 우리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인식하며,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적시했다. 중국이 추구하는 대만 통일 시도에 반대한다는 얘기다.

또 ‘수출통제’에 대한 3국 협력 강화도 언급했다. 중국에 맞선 미국의 공급망 강화에 한국도 적극 동참해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미다. 결국 지난해 11월 한미일 정상의 프놈펜 선언에 비해 직접적으로 중국을 적시하고 우려를 표하면서 대중 포위망을 한층 옥죈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 모두 발언과 질의응답에서 중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정세관리를 위해서는 대북 지렛대인 중국을 무작정 압박할 수만은 없다는 현실적 고민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정상은 아울러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촉구했다. 또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사이버 활동을 통한 제재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의 공조를 포함, 3국간 협력을 추진해 나가고자 3자 실무그룹 신설을 발표한다”고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이번 정상회의나 별도로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 의제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 3국 국민과 또 모든 인류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오염수의 처리에 대해서는 과학에 기반한 투명한 과정을 통해서 처리돼야 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중국은 반발했다. 회의 직후 대만 인근에 대규모 군사 훈련으로 무력 시위까지 벌였다. 지난 19일 대만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의 KJ-500 조기경보기 등 군용기 총 42대가 대만 인근 해상에서 잇따라 활동했다. 중국군 함선 8척도 연합 전투 대비 태세 경계·순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