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백금보다 100배 싼 황화니켈로 수소 만든다

by이승현 기자
2015.03.29 12:00:58

KIST·서울대·KAIST 연구팀, 나노크기 단결정 황화니켈 촉매로 수소생산
값비싼 백금촉매 대체 가능.."수소에너지 상용화 한 발 앞당겨"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청정에너지인 수소 생산을 위한 촉매로 기존의 백금(Pt) 대신 황화니켈(NiS)을 쓸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황화니켈은 고가의 백금에 비해 100배 이상 저렴해 수소양산 비용의 저감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료전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과 성영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이현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나노(1nm=10억분의 1m) 크기 구조의 단결정 황화니켈을 사용해 수소발생 시스템에서 높은 성능과 내구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나노스케일’ 28일자 표지논문 이미지로 원자단위에서 본 단결정 황화니켈 구조의 모습. KIST 제공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생성하는 반응은 많은 용량의 고순도 수소 제조가 가능해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수소발생 반응 (hydrogen evolution reaction)은 알칼라인 전해질에서 상대적으로 느린 반응속도 때문에 물 분해의 효율성이 낮아지는 기술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촉매를 사용하는데, 현재 주로 사용되는 백금은 비싼 가격 때문에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는만큼 저렴하면서도 낮은 과전압과 높은 안정성을 갖는 대체원료의 개발이 요구돼왔다.

연구팀은 저가의 니켈기반 화합물에 주목했고, 계산과학 기반 설계를 통해 많은 니켈 화합물 중 황화니켈이 활성도가 우수하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은 단결정 나노 구조의 황화니켈 화합물 합성에 성공했고 합성된 황화니켈 나노 입자의 전기화학적 활성이 극대화됨을 확인해 촉매 성능의 우수성도 규명했다.

구체적으로 단결정 황화니켈 나노 입자들은 표면에서의 니켈 금속과 황 사이의 강한 전자 상호작용에 의해 니켈금속의 전자구조를 변형해 수소 발생 반응에 유리한 촉매 활성점을 극대화했다.



이 황화니켈 화합물 나노 입자는 전기화학적 활성 극대화로 순수한 니켈 촉매에 비해 2배가 넘는 활성화 성능을 나타냈다. 백금과 동등한 수준의 효율이다.

여기에 지구상에 풍부한 니켈 금속의 가격은 ㎏당 14달러 수준이고 단결정 황화니켈 화합물의 합성조건은 원스텝(1 step) 공정이어서 백금을 사용하는 기존 공정에 비해 100배 이상 저렴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유성종 KIST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수소 에너지 상용화를 한 발 앞당겼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IST와 KAIST가 촉매합성연구 및 분석을, 충북대와 서울대에서 설계연구를 각각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유성종 연구원과 성영은 교수, 이현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정동영 서울대 박사와 한정우 연세대 박사과정이 공동 1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나노스케일’(Nanoscale)에 28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과 성영은 서울대 교수, 이현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KIS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