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같지만 다른 '강남' 공략법

by박철근 기자
2013.07.11 10:16:0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강남 큰 손들의 지갑을 열어라”

강남 부유층을 공략하기 위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서울 강남 학동사거리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최근 가전제품 매장의 추세인 ‘체험형 매장’을 표방하면서도 차별화를 통해 강남 큰 손들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서울 강남 학동 사거리에 있는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 고객들이 전시된 갤럭시 제품군을 직접 체험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포문은 삼성전자가 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1465㎡(약 444평) 규모의 직영 가전유통매장인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디지털프라자)’을 개장했다. 한 달 뒤인 같은 해 11월 LG전자도 1402㎡(약 425평) 규모의 ‘LG 베스트샵 강남본점(베스트샵)’을 오픈하고 강남 상권 공략에 맞불을 놨다.

두 곳 모두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체험형 콘셉트로 매장을 구성했다. 강남이라는 상권 특성을 감안해 ‘빌트인 가전제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빌트인 가전제품은 일반 가전제품보다 통상 세 배 가량 비싸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높은 소비층을 아니면 판매가 어렵다.

디지털프라자 판매직원은 “전국 디지털프라자에서 빌트인 제품 전시를 한 곳은 강남 본점이 유일하다”며 “일반적으로 강남권이 소득수준이 높아 빌트인 제품 판매가 좀 더 쉽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두 곳 모두 서비스센터를 입점시켜 ‘제품 체험→상담→구매→사후관리’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사는 서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잠재고객까지 유치한다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기도 하다.

디지털프라자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모바일, IT 관련 제품을 1, 2층에 집중 배치해 고객 집중도를 높였다. 또 첨단 전자제품의 사용법을 잘 모르는 고객들을 위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신제품에 대한 교육과 스마트기기 활용법 등에 대한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디지털프라자 관계자는 “첨단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며 “갤럭시 컨설턴트라는 전문가들이 이해하기 쉽게 교육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 학동사거리에 위치한 LG전자 베스트샵 강남본점에서 고객들이 3D 안경을 쓰고 시네마 3D TV를 체험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베스트샵은 매장 입구에 LG시네마 3D 체험관과 옵티머스 시리즈를 전시하고 매장 1~4층을 연결하는 높이 약 30m의 초대형 LED 디스플레이 미디어 폴을 설치했다. 미디어폴은 방문객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과 배경음악이 바뀐다. 베스트샵 관계자는 “매장은 제품의 전시판매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LG전자 주요제품을 모두 볼 수 있는 일종의 홍보관”이라며 “특히 매장 입구에 있는 3D 레이싱게임 체험관은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샵은 디지털프라자와 달리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손뜨개, 바리스타, 쿠키 제조 등 여러 주제의 문화강좌를 열고 있다. 이는 제품판매뿐만 아니라 잠재고객들에게 LG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한 조치이다. 매장 관계자는 “장소가 협소해 선착순 20여명 안팎으로 강좌를 실시하고 있다”며 “고객들 반응이 좋아 강좌개설과 함께 금세 마감된다”고 전했다.

가전유통업계 관계자는 “양사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고객을 잡으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브랜드와 프리미엄 제품의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