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현정 기자
2012.06.13 10:48:29
"연계영업의 `당근` 아무 소용없다"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금융위원회가 4대 금융지주에게 지난달 영업정지 된 솔로몬·한국·미래·한주 등 4개 저축은행 인수전 참여를 요청했지만 금융지주들은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부실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당초 "추가 인수는 없다"에서 "검토해 볼 수 있다"며 한 발짝 물러섰지만 또 다시 `팔 비틀기`에 나선 금융당국에 불만이 많은 눈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오후 금융지주 임원들을 불러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는 은행과 저축은행 연계영업 허용 등 당근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추가 인수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저축은행을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게 아니라 좋은 매물이 나오면 가능하다는 의미"라며 "가격과 수익성 여부 등을 따져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수 있지만 무조건 성사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전에 인수한 하나저축은행의 적자상태도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라 걱정이 많다"며 "저축은행 인수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아야 진행될 수 있으며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는 부실 저축은행 추가 인수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난 12일 이데일리가 주최한 `세계전략포럼 2012`에서 기자와 만나 "저축은행 추가 인수는 고려해본 적이 없다"며 "앞으로 검토할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반응이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 추가 인수를 검토할 수는 있지만 한다, 안한다 쉽게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도 "쉽지는 않지만 검토해 볼 것"이라며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인수한 저축은행이 적자를 내고 있는 데다 추가 부실이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 추가 인수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저축은행 자체의 먹거리가 다 떨어진 마당에서 연계영업 등의 `당근`은 아무 소용이 없다"며 "인수 저축은행에 대한 추가부실 자금을 지원해 주겠다는 예금보험공사가 약속도 안지키고 있는데 무슨 믿음이 있어 부실덩어리를 떠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예보는 오는 14일까지 이들 저축은행 4곳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