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준형 기자
2011.10.05 11:04:46
최소 1.5조 평가받던 현대건설 소유 서산간척지
부동산 침제 장기화로 자산가치 0원으로 보는 애널리스트 등장
[이데일리 안준형 기자]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3305만7851m²(1000만평)에 이르는 서산간척지의 땅 가치는 얼마나 나갈까? 장부가는 2700억원, 개발가치 등을 포함하면 최소 1조원에 이른다는 게 그동안의 평가다.
하지만 1995년에 완공된 간척지의 개발이 늦어지면서, 땅의 가치가 0원으로 떨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이 회사를 담당하는 증권사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부동산 침체로 중단기적으로 개발 가능성이 작다며, 아예 없는 땅으로 취급하고 목표주가를 산정했다.
◇ 1조5천억에서 부터 0원까지
이선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근 서산토지를 아예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가정한 현대건설(000720) 보고서를 냈다. 직전 보고서까지 그가 본 이 땅의 가치는 1조5000억원. 이 자산이 빠지면서 적정주가는 9만2000원으로 17.8% 하향조정됐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언제 개발될지도 모르고, 현재 거기서 수익도 창출되지 않는다"며 "(이 땅이 포함되면서) 약세장에서도 목표주가가 세게 나왔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이 땅의 가치를 0원으로 잡고, 현대건설 기업 가치를 산정하고 있다. 강광숙 애널리스트는 "부분적으로 인허가가 난 부분은 있지만, 사업성 문제로 이른 시일 내 영업용 토지로 개발될 가능성은 없다"며 "활용하기에는 땅이 너무 큰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이 땅을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 서산간척지 인근 부동산에 문의해 보고, 땅의 가치를 최소 1조원 정도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7년에는 2조원 정도로 평가됐다"며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성장력이 떨어지면서 과거만큼 평가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1조원 정도로 가치를 주고 있다"며 "하지만 이 땅의 유동화 문제 탓에 견해차가 있는 만큼 가치판단은 애널리스트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 실제 땅 가치는?
서산간척지는 1982년부터 바다를 메우기 시작해 1995년 농지로 완공됐다. 13년간 6000억원이 넘게 투입됐다. 총 1억181만8182m²(3080만평)으로 이중 3239만6694m²(980만평)이 현대건설 소유다. 2005년 이후 기업도시 지구, 바이오·웰빙 특구로 지정되면서 사업적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2009년엔 토지 매각가치는 3조3334억원으로, 법인세 등을 제외한 순 매각가치가 1조5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사업성에 대한 우려와 부동산 침체 등으로 개발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현대건설이 서산간척지 및 본사 등 토지를 재평가한 결과를 내놨다. 기존 1999억원이던 장부가액은 4646억원으로 재평가됐다. 허문욱 애널리스트는 당시 "평당 6만원 정도로 재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재평가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까지 포함하면 평당 10만원정도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침체로 개발 여부가 불투명 상황이지만, 올해 초 현대건설을 인수한 현대차의 의지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허문욱 애널리스트는 "(서산간척지 개발은)현대차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