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프로젝트명에 신차 정보가 있다

by정재웅 기자
2007.08.30 10:34:20

프로젝트명만으로도 출시될 차의 차급·플랫폼 가늠할 수 있어
차급별로 프로젝트명 뒷자리 동일하게 사용 등 규칙 존재
현대차 'i30'(FD), 아반떼(HD)와 같은 'D' 적용 등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연말에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대형세단 'BH'", 올 10월에 출시될 기아차의 대형 SUV 'HM'.

흔히 완성차 업체에서는 신차를 출시하기 전 편의상 '프로젝트명'을 붙인다. 업체에서는 개발하는 입장이어서 신차에 대한 대체적인 정보를 알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겐 프로젝트명만으로는 앞으로 어떤 차가 출시될지 궁금하기만 할 따름이다.

통상적으로 신차 출시전에 붙는 프로젝트명은 자동차 개발 중에 아직 차명이 결정되지 않았을 때 이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이다. 프로젝트명이 너무 길면 불편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2~3자리의 영문 또는 숫자를 사용한다.

이 프로젝트명에도 나름의 규칙이 있다. 현대차(005380)나 기아차(000270)는 두 글자의 영문을 사용하고 GM대우의 경우엔 영문과 숫자 조합을 사용하는 등의 방식이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명을 곰곰히 살펴보면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이미 출시돼 거리에서 보는 차량과 일종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업체에서는 "편의상 붙이는 것이어서 별반 큰 연관성은 없다"고 하지만 프로젝트명에는 이미 출시된 차량과 같은 급,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지 여부 등의 정보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프로젝트명을 살펴보면 새로 출시될 신차가 어떤 세그먼트(차종)인지, 또 어떤 차급인지를 알 수 있다.

우선 소형차인 현대차의 베르나 구형은 프로젝트명으로 'LC'를 사용했고 신형 베르나는 'MC'라고 불렀다. 준중형차 아반떼 구형은 'XD', 신형은 'HD', 최근 출시한 유럽형 준중형 해치백 i30는 'FD'를 사용했다.



즉 베르나는 프로젝트명 뒷 자리가 모두 'C'로 끝나고 아반떼급은 'D'로 끝난다. 'i30'는 발표 전 부터 기아차의 '씨드'와 함께 아반떼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공교롭게도 프로젝트명도 'D'로 끝난다. 기아차의 쎄라토도 'LD', 씨드는 'ED'로 불렸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중형세단인 쏘나타 구형은 'EF'로 신형은 'NF'로 불렸으며 이는 곧 신차명에도 그대로 적용된 케이스다. 현대차의 준대형차인 그랜저도 구형은 'XG', 신형은 'TG'로 명명돼 지금까지 고유한 차명으로 불리고 있다.

아울러 스포츠카 형태는 대체적으로 'K'를 사용한다. 현대차의 투스카니는 'GK'로 이름지어졌고 내년 하반기쯤에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후속모델은 현재 'BK'로 불리고 있다.

그리고 SUV는 대부분 'M'을 사용한다. 현대차의 투싼이 'JM'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싼타페는 'CM', 기아차의 스포티지는 'KM'이다. 올 10월에 기아차가 야심차게 출시를 준비중인 SUV의 프로젝트명도 'HM'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기아차의 중형세단 로체의 경우엔 프로젝트명으로 'MG'를 썼는데 'G'는 주로 준대형이 사용한다. 그랜저가 'XG'와 'TG'를 사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의 SUV인 베라크루즈의 경우도 'M'을 사용한다는 법칙에서 벗어나 'EN'이라고 불렸다.

이와 함께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세단의 경우 경차에서 대형차까지 차급에따라 순서대로 뒷자리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차는 A, 소형차는 B(기아차)나 C(현대차), 준중형 D, 중형 F, 준대형 G, 대형 H 등이 그것이다. 실례로 오는 2008년부터 경차로 취급되는 기아차의 모닝은 'SA'로 불렸고 프라이드는 'JB', 오피러스는 'GH' 등으로 불렸다.

따라서 현재 개발중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프로젝트명을 보면 차급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규칙은 강제규정이 아니어서 그럴 가능성이 높을 뿐 100%정확하지는 않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명이 반드시 신차와의 연관성을 가진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업체에서도 이미 출시된 차와의 연속성 등을 생각해 비슷한 프로젝트명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며 "프로젝트명을 좀 더 꼼꼼히 살펴보면 신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