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남창균 기자
2007.01.23 11:13:36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이용섭 장관은 홍보 중"
최근들어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의 신문과 방송 출연이 잦아졌다. 국민들을 상대로 1.11대책에서 내놓은 분양가 인하방안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정책홍보에 인색(?)했던 전임 장관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혁신전도사' 이 장관이 정책홍보에서도 혁신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장관의 홍보아이템 중 하나인 분당급 신도시가 과잉홍보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 장관이 분당급 신도시 입지에 대한 언급을 구체화하면서 후보로 거론되는 지역의 땅값이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분당급 신도시 입지와 관련, 지난 1월12일에는 "버블세븐 지역을 대체할 수 있는 곳"이라고 언급했으나 21일에는 "강남권을 대체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한다"고 후보지역을 좁혔다.
작년 10월, 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이 분당급 신도시를 언급했을 때는 규모(600만평 안팎)만 가늠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지역까지 추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오포-용인모현, 과천-안양, 하남 일대는 벌써부터 부동산 값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 분당급 신도시를 발표하기 전에 "투기억제책을 철저히 세워 신도시 발표가 투기를 불러일으키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부동산 시장이 정부 기대대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에서 신도시 발표만큼 좋은 호재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분당급 신도시는 김포나 검단신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분당-판교-용인-수원 등 경부축이 일시에 요동칠 수 있는 것이다.
이 장관은 분당급 신도시에서 10만가구가 쏟아지면 공급쇼크로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로 홍보성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이 발언이 부동산 값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는 투기억제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도시 관련 발언을 삼가는 게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