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분석]④'대선급 관심' 제주, 바람보다 조직대결
by조진영 기자
2018.06.11 08:52:20
제주지역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분석
경선공방·무소속 출마·도덕성 논란 등으로 관심증가
문대림 '역전' vs 원희룡 '굳히기' 자신감
|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와 원희룡 무소속 후보(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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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진영 송승현 기자]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제주는 19대 대선 사전투표율(22.4%)과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율(22.2%) 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17개 시도의 사전투표율이 지난 대선에 비해 평균 6%포인트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유권자들의 관심이 ‘대선급’인 셈이다.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문대림 후보와 김우남 예비후보간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진데다 현직인 원희룡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문 후보와 원 후보 사이의 공방이 격화되자 선거판이 흔들렸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간 역전현상이 나타나면서 선거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제주 출신 스타인) 원희룡과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문대림 전 청와대 행정관이 후보로 나왔다“며 ”선거 과정에서 여러가지 사건이 터지면서 도민들이 관심을 기울일 요소가 모두 갖춰져 사전투표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 14일 오후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원희룡 후보가 제주 제2공항 반대 활동을 했던 김모씨로부터 계란을 맞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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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보다 지역조직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차재원 대구가톨릭대 정치학과 교수는 “사전투표율이 높은건 양측 지지 모두가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역시 “원 후보의 조직과 문 후보의 조직 중 어느 조직이 더 세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시의 사전투표율은 21.5%로 서귀포시(24.2%)보다 낮았다. 5일과 6일 제주CBS, 제주MBC, 제주新보가 코리아리서치와 실시한 제주지사 후보 여론조사를 보면 제주시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33.9%, 원 후보의 지지율은 41.8%로 7.8%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서귀포시의 경우 문 후보 34.1%, 원 후보 47.9%로 13.8%포인트 차이였다. 특히 7%포인트 내외의 격차를 보인 제주 동 지역은 인구수가 가장 많아 이 지역 민심 변화가 전체 판을 흔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2일 문 후보의 당내 경쟁자였던 김우남 전 의원이 문 후보 캠프 합류 의사를 밝힌데 이어 사전 투표일인 7일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제주시 출신 3선의원인 그는 경선 과정에서 문 후보와 갈등을 빚은 후 ”경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한 달 가량 칩거해왔다.
| 김우남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7일 오후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열린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 유세에 합류해 서로 포옹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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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로 문 후보 캠프는 김 전 의원의 합류와 높은 사전투표율을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홍진혁 대변인은 ”김 전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고 있어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이 결합한 결과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외에도 시민사회와의 연정을 통해 불거져왔던 도덕성 문제 역시 불식됐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사전투표를 참관해보니 20대와 30대, 이주민 층에서 많이 참여했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고무적“이라고 확신했다.
원 후보 캠프 역시 자신들의 지지층이 결집해 사전투표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강영진 공보단장은 ”유세현장을 보면 원 후보 지지층의 결집도가 문 후보보다 강하다. 열기가 높다“며 ”사전투표율에서 (앞서가는 원 후보와 추격하는 문 후보의) 격차를 더 벌렸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