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옷에 몰렸다'..홈쇼핑으로 본 2013년 트랜드

by안승찬 기자
2013.12.18 10:47:06

중소기업 패션브랜드 상위권 싹쓸이
화장품도 합리적 가격에 몰려
"한푼이라도 아끼자" 셀프관리용품 강세 눈길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합리적인 가격의 패션상품이 올해 홈쇼핑 최대 인기 아이템에 올랐다. 경기 불황에 가격 민감도가 높아져 중소기업 브랜드가 잘팔렸다.

화장품도 유명 화장품보다 합리적 가격의 단독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고,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는 셀프관리용품의 강세도 눈에 띄었다.



GS샵(GS홈쇼핑(028150))이 올해부터 지난 15일까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상품을 집계한 결과, 54만세트 넘게 판매된 패션브랜드 ‘스튜디오 보니’가 1위를 차지했다. ‘스튜디오 보니’는 백화점 브랜드 ‘보니 알렉스(bonnie alex)’의 세컨드 브랜드로, 백화점 수준의 디자인과 품질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10만원 내외로 낮춘 상품이다.

10만원대 패션·잡화상품인 ‘모르간’(3위)과 6만~7만원대의‘뱅뱅’(4위), ‘시슬리’(7위) 등 패션 잡화 상품도 올해 GS샵 10대 히트상품에 포진했다.

CJ오쇼핑(035760)은 이런 추세가 더 확연했다. CJ오쇼핑의 올해 판매 1위 상품은 여성 패션브랜드 ‘지오송지오’다. 일명 ‘개미허리 팬츠’로 입소문을 탔다.

‘지오송지오’ 뿐 아니라 상위 10대 상품에 든‘에셀리아’(2위), ‘NY212’(6위), ‘엣지’(7위), ‘피델리아’(8위) 등의 패션상품이 모두 중소기업 협력사 브랜드다. 그만큼 가격은 낮추고 품질로 승부한 상품들이다.

CJ오쇼핑의 상위 10위 상품 중에서 이들 중소기업 협력 패션 브랜드의 매출이 53%를 차지했다.



현대홈쇼핑(057050)은 연예인 김성은씨와 합작으로 기획한 패션 브랜드 ‘김성은의 라뽄떼’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가장 많이 팔렸고, NS홈쇼핑은 중년여성들을 겨냥한 ‘신강식패션 블라우스’가 1위를 차지했다. 둘다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웠다.

NS홈쇼핑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가격뿐 아니라 제품, 할인율, 구성, 특화상품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화장품 강세도 이어졌다. 롯데홈쇼핑은 5개 국내 홈쇼핑 중에서 유일하게 패션이 아닌 화장품 브랜드인 ’아이오페‘가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좋은 데다 실속 구성으로 공략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이오페는 CJ오쇼핑에서도 판매 10위를 차지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 원장의 화장품‘조성아22’도 올해 GS샵 판매 2위에 오르며 판매 강세를 이어갔고, NS홈쇼핑에서 단독으로 팔리는‘엘렌실라 달팽이크림’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불황 탓에 셀프관리 용품의 판매가 늘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조금이라도 아껴보자는 소비자의 수요가 반영된 것이다.

집에서 간편하게 헤어볼륨을 만들 수 있는 5만원대 미용기기 ’로페 뽕고데기‘(현대홈쇼핑 3위)가 인기를 끌었고, ’세제혁명- 이젠 드라이‘(현대홈쇼핑 8위)도 세탁소 대신 집에서 드라이 세탁을 도와주는 제품으로 매출이 좋았다.

식품 중에서는‘동원개성왕만두’(NS홈쇼핑 3위)가 할인마트보다 더 많은 구성으로 제시해 가격은 낮춰 판매 상위권을 기록했다. 미리 자금을 지급해 사과를 확보한 ‘산지애 세척사과’(GS샵 10위)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