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아빠의 재무설계)기회의 땅, 베트남시장의 가능성

by김종석 기자
2007.02.01 10:28:00

[이데일리 김종석 칼럼니스트] 2006년 국내증시가 지지부진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는 와중에서도 세계증시는 평균 14.6%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32개국의 증시가 역사적인 고점을 돌파했다.

페루, 베네수엘라, 베트남, 중국(상해A), 홍콩(HSCEI)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이에 따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한 투자자들의 발걸음은 자연 해외펀드로 쏠리게 됐다.
 
이러한 이머징마켓의 고성장이 펀드시장에도 반영이 되어 있는 듯 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월 12일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의 해외펀드 투자처는 중국 45.2%,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15.4%, 인도 8.7%, 베트남 호치민 지수 1년추이 친디아(중국과 인도) 6.3% 등으로 아시아권 이머징 마켓에 무려 75%가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6년 말 출시된 베트남펀드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려 순식간에 마감이 되고, 속속 베트남 관련 펀드가 출시되는 등 국내 투자자들의 베트남 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트남시장을 따라 다니는 대표적인 키워드 들이다. 베트남은 여러 방면에서 중국과 닮은 꼴이 많은 나라다.

인구 86백만 명으로 매년 7~8%의 GDP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과 마찬가지로 공산주의 폐쇄경제에서 자본주의 개방경제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외국자본들의 유입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외국의 대 베트남 직접투자 허가금액은 2006년 11월말기준으로만 61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54%가 증가한 금액이며, 2007년 1월 WTO가입으로 그 속도는 가파르게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06년 12월 베트남에 대해 PNTR(항구적 정상무역관계-미국과의 무역거래에 있어 최혜국 무역관세 대우를 해주는 의미)을 승인했다. 이는 베트남을 전략적 협력파트너 국가로 활용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미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2007년 1월 WTO 가입으로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로 글로벌기업들의 베트남에 대한 투자가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며, 우리나라도 베트남의 주요한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2006년 12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베트남 투자 규모는 200여 프로젝트에 22억 달러(POSCO 11억 달러, 금호타이어 4억 달러 등)에 이르고 있다.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유화적 제스쳐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증가는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과 사회의 안정성 증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최초 개방 시와는 달리 강성 노동조합과 고임금으로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상실한 반면, 베트남은 30세 이하의 경제활동 가능인구의 비중이 전체 인구의 64%로 안정적인 생산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함께 WTO 가입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특혜관세의 적용으로 투자 메리트가 커지고 있다.
 
시장경제로의 전환과 함께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기업공개가 향후 2~3년 이내에 집중되어 있고 외국인 투자비중도 확대할 전망이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투자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설정된 베트남 직접투자펀드의 경우 상장주식뿐 아니라 민영화된 국영기업 등 비상장주식에도 적잖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의 베트남 경제는 민간 소비증가와 수출호조 등에 힘입어 작년과 비슷한 경제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고성장에 따라 고용증가(실업률 : 1998년 6.9% → 2006년 4.4%로 하락) 효과와 임금인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증대와 조류 인플루엔자, 열악한 인프라 등은 대외경제 개방정책을 수행하는 데있어서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 설정되는 베트남 펀드를 보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종목보다는 IPO(기업공개)와 OTC(장외거래기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주식시장에서 투자할만한 기업들과 주식물량이 많지 않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펀드에서는 미래의 성장성이 큰 IPO 예정기업과 OTC(장외거래시장, 거래소를 통한 집중매매 방식이 아닌 개별 거래로 이루어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에서는 2007년까지 900여 개의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기업공개를 예정하고 있다.

또한 2001년 이후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주식회사화 한 2,400여 기업들(시가총액 60억 달러 추정, 현재 100여종목이 활발하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음)도 점진적으로 거래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상장된 거래소시장의 규모는 OTC기업의 20~30%수준으로, IPO예정기업과 OTC기업들은 상장의 길로 가는 과정에 있어 그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주식시장은 시장규모에 비해 많은 투자자들이 몰린 상태라 충분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주식시장은 2000년에 개장한 호치민거래소와 2005년부터 거래가 되는 하노이거래소로 구분이 되는데 두 거래소를 통틀어서 상장된 종목은 193 종목에 불과하며 시가총액 또한 12조원(2006년 12월말 현재)으로 추정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우리나라 증시의 50분의 1수준으로 작년 초와 비교했을 때 시가총액은 20배, 상장종목 수는 4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우리나라와 대부분 선진증시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거래되는 반면, 베트남 거래소시장은 오전 08:20 ~ 11:00, 2시간 중 4차례만 거래가 된다.

*매매거래시간 : 1차(08:20~08:40), 2차(09:10~09:30), 3차(10:00~10:30), 4차(10:30~11:00)



또한 전산매매가 아닌 주문표에 의한 수작업으로 매매가 이루어져 적절한 매매 타이밍의 기회를 놓칠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설정한 베트남펀드 금액만도 1조원이상 이어서 베트남 기업들의 시가총액에 투자하기에 유동성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펀드의 대량 환매시 유동성위기를 겪을 수도 있어서 국가간의 분쟁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유동성의 한계 때문에 2006년 146%의 수익률이 가능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거래량 1000만주(한국 거래소와 코스닥 거래량 기준:1월 31일 8억주)중 외국인들의 거래비중은 35%에 달하고 있으며, 금액기준으로는 50%이상을 점하고 있어서 외국인에 의해 좌우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시가총액이 적은 이유도 있지만 정부지분과 대주주의 지분을 제외하면 상장주식수에서 유통물량은 30%이내라는 것이다.



주식은 꿈만 먹고 사는게 아니라, 실적이 뒷받침 돼야 한다. 지난해말 IMF는 베트남 주식이 30%이상 고평가 되어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가가 기업실적에 비해 적정수준을 판단하는 PER(주가수익비율)를 보면 베트남 주식시장의 PER는 25배 이상으로 신흥국가, G7 국가들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MSCI 신흥국가 평균 PER : 17.6배, G7국가 평균 PER : 17.9배, 인도, 체코, 인도 :20배
(참조 : 2007.01.30 삼성경제연구소, 신흥국가 금융시장 불안 요인)



이처럼 베트남 주식시장은 이제 막 태동하고 시기이다. 주식시장은 한 국가가 부도라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꾸준히 상승한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하여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가정이 있기에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참여를 통해 자본이득을 얻고자 참여할 것이며, 기업들도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증시의 경우를 봐도 주식시장은 개장된 후 계속해서 상승해오고 있다.

이러한 태동기라는 장점이 있기에 베트남 시장의 성장성에 베팅하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역으로 보면 위험성도 크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주식시장도 IMF를 거치면서 수십 년간 시장을 지배하던 대기업들조차 대마불사라는 기대를 깨고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간 기업이 적지 않다. 따라서 시장 자체의 성장성을 믿기보다는 종목별로 접근하는 펀드매니저들의 혜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대부분의 직접투자형(국내 운용사가 운용하는 역내펀드) 베트남펀드는 환헷지를 하지 않은 상품으로 원/베트남 환율변동으로 인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산운용협회에 의하면 2007년 1월말 현재 베트남펀드에 투자된 펀드의 설정금액은 1조원에 달하고 있다.
 
2006년 중반 이전에 설정된 펀드들은 주로 베트남의 주식시장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에 투자를 해서 높은 수익을 냈다.
 
하지만 2006년 말 이후 설정된 펀드의 특징은 한정된 유동성 때문에 베트남과 다른 나라에 공동으로 투자하거나 상장주식 뿐 아니라 IPO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개별국가의 리스크와 유동성에 대비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투자증권에서는 500억원 규모의 골든브릿지 베트남펀드를 2월1일부터 청약을 받고 있다. 투자기간은 4년으로 1차년도에는 상장주식에 25%, IPO에 50%, OTC에 15%를 배정하여 IPO시장을 선점하여 비중을 늘리다가 4차년도에 펀드를 상환하는 형태의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폐쇄형으로서 원칙적으로 중도환매는 불가능하나 증권거래소에 주권을 상장하여 환금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베트남펀드라고 해서 모두 베트남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2006년 3월에 설정된 ‘한국사모월드와이드 베트남혼합증권1호’의 경우 61%가 베트남주식에 투자가 되고 있고, 2006년 6월에 설정된 ‘한국월드와이트 베트남 혼합1’은 56%로 상대적으로 많은 주식이 편입된 편이다.

제한된 유동성에 따라 최근에 설정된 펀드들의 경우 채권 및 여타의 국가들의 주식과 혼합하여 운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베트남펀드의 주요한 운용사는 한국투신운용으로 2006년 3월에 처음으로 베트남펀드를 설정한 이후 57.30%의 수익률을 내고 있으며, 베트남펀드 중 63%를 운용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미래에셋 맵스자산운용이 2007년 들어 베트남과 다른 국가들과의 혼합형 펀드를 속속 출시하면서 베트남펀드 중 32%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 30일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신흥 공업국들의 증시급등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선진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의 증시억제 정책가능성과 PER(주가수익비율)를 감안할 경우 지나치게 과열되었다는 것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이 있다.

이는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서 요즘처럼 해외펀드 열풍이 불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격언이다. 해외펀드는 국내펀드와 달리 접근성도 떨어지는데다, 점검해야 할 변수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투자성향이 보수적이라면 국내펀드와 인덱스펀드에, 그리고 공격적이라면 해외펀드처럼 고위험 고수익 상품에 비중을 조금 더 높여 투자하되, 30% 내에서 장기적으로 분산 투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