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후 환율 떨어졌지만…금융지주 건전성 비율 ‘안갯속’

by김형일 기자
2025.04.05 10:58:24

1477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 1434원까지 하락
증권사 "환율 1400원 밑돌아야 CET1 상승 요인 작용"
작년 말 4대 금융 CET1 환율 급등에 대부분 내림세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해소된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CET1)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4분기 CET1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던 고환율은 단기 이슈에 불과하고 제고를 위해선 이익 체력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2.9원 내린 1434.1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만에 1430원대로 회귀한 것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후 1477원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43원가량 하락한 셈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고환율 원인으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을 꼽았다.

시장에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가 원·달러 환율 이미 반영한 만큼 이러한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은 무분별하고 전방위적인 관세 인상이 미국의 경기 침체로 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며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환율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원화 강세가 주요 금융지주의 CET1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평소에는 원·달러 환율이 CET1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지난해 4분기 환율이 약 150원 상승하면서 일시적으로 CET1에 영향 주는 특이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밑으로 떨어져야 CET1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결국 CET1을 제고하기 위해선 이익 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는 분기 말 환율을 토대로 CET1를 계산하며 환율이 100원 오르면 CET1은 0.1~0.3%포인트 하락한다.

(좌측 상단부터 반시계 방향으로)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각사)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의 CET1은 하락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 13.84%에서 4분기 13.53%로 0.32%포인트, 신한금융지주는 13.17%에서 13.06%로 0.11%포인트 떨어졌다. 하나금융지주는 13.17%에서 13.22%로 0.05%포인트 상승했으며 우리금융지주는 11.95%에서 12.13%로 0.18%포인트 상승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추진 중이라 CET1이 더욱 중요하다. 보험사 인수 시 CET1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RWA)과 분자인 보통주자본이 모두 늘어나는 등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자본의 질을 강조하며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을 연내 의무 준수 기준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기본자본을 높이는 방안은 유상증자가 거론되고 있으며 CET1은 자회사 지원 여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동양생명의 기본자본 K-ICS는 89%(경과조치 적용 후)로 ABL생명도 94%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은 권고 기준은 130%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