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가처분 소송에 변수로 떠오른 케일럼엠
by신민준 기자
2024.02.07 09:02:52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자로 등록
"일반 주주 의사 대변 사안 왜곡" 우려도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한미약품(128940)그룹과 OCI(456040)그룹 간 합병을 둘러싸고 발생한 법적 분쟁에 관계가 없는 기업이 새로운 보조 참가자로 등장해 관심이 쏠린다.
7일 재계에 따르면 과거 태화그룹 관계사였던 케일럼엠이 지난 1월 25일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등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소송의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자로 등록했다. 대리인은 법무법인 김앤전이다. 당사자는 처음에 최연지 전 케일럼엠 대표였지만 지난 5일 최승환 케일럼엠 사내 이사로 변경됐다.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자란 해당 소송에서 나올 판결의 효력이 제3자에게 미칠 경우 해당 제3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소송에 보조로 참여토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케일럼엠은 소장에서 한미사이언스 2주, OCI홀딩스 1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일럼엠은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주당 4만1600원, OCI홀딩스의 경우 주당 9만8600원에 주식을 매입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케일럼엠이 보조참가자로 참여한 배경에 의문을 품고 있다. 보조참가자 신청 취지 등을 고려할 때 한미약품 사장 편에 서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케일럼엠이 한미약품그룹이나 OCI그룹과 사업적인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이다. 케일럼엠은 항공기 대여, 임대, 정비, 판매, 교육훈련과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일럼엠은 코스닥 상장사 케일럼이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2022년 11월 설립했다. 이후 케일럼엠은 사업 재편과정에서 지난해 말에 제3자에게 매각됐다. 케일럼엠의 인수자는 대부업체로 알려져 있을 뿐 드러난 사실은 없다.
케일럼엠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태화그룹 일가의 장녀 최연지 동서일렉 대표는 지난 1월 19일 케일럼엠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고 같은 날 최승환씨가 유일한 사내 이사로 등재됐다. 이는 1월29일 법원에 등기됐다.
케일럼엠의 주당 인수가격과 한미사이언스, OCI홀딩스의 종가를 고려할 때 케일럼엠은 지난 1월 24일 두 회사 주식을 인수해 다음 날인 25일 보조 참가자로 등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케일럼엠의 주식 매수 시점이 최연지 전 대표 사임 이후로 추정되는 만큼 이번 보조참가자 신청은 케일럼엠 인수자가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소송의 원고인 한미약품 사장 측은 케일럼엠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새 보조참가자가 일반 주주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것처럼 비쳐 사안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체도 알 수 없고 보유 주식 수도 극히 미미한 새 보조참가자가 법원 결정에 혼돈을 가져올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새로운 보조참가인의 등장으로 이달 7일로 예정돼 있던 첫 심문 기일은 오는 21일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