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2.12.12 10:04:0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다발골수종은 백혈병, 악성림프종과 함께 3대 혈액암으로 불리는 암으로, 진단과 치료가 까다로운 난치암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7,741명(2019 암등록통계 기준)이 앓고 있는 희귀암이지만 최근 20년간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1999년 469명에서 2019년 1,831명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발골수종은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어 최적의 치료 상태를 유지해 최대한 재발을 늦추고,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 목표다.
특히 다발골수종의 환자는 60대 이상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노인층은 젊은층에 비해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약화돼 있어 나타나는 증상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발골수종은 혈액암이지만 가장 흔한 첫 증상은 뼈 통증, 병적 골절, 고칼슘혈증 등 뼈와 관련된 증상이다. 다음으로는 종양세포의 골수 내 증식으로 인한 빈혈, 면역저하에 의한 감염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또한 신기능 장애로 이어지면 소변량 감소나 부종이 발생한다.
이 중 뼈 통증이나 병적 골절, 척수압박 등을 겪는 경우를 골격계 합병증이라고 부르는데, 전체 환자의 70%에서 진단 당시 동반될 만큼 많은 환자에서 나타난다. 골격계 합병증은 한번 발생하면 뼈가 계속 약해진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사소한 충격에도 골절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골절이 발생하면 환자의 거동이 제한되며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되는데, 특히 고령층의 다발골수종 환자는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치명적이다. 또한 뼈 통증의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하거나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할 정도로 강도가 높을 수 있다.
이러한 골격계 합병증은 환자의 신체적 증상 뿐 아니라 언제 뼈가 부러질 지 모른다는 불안과 골절이나 뼈 통증으로 인한 우울감 등 심리적인 증상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예방 치료가 필수적이다. 게다가 다발골수종은 재발이 잦아 장기간 치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지속적으로 원활하게 항암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골격계 합병증 예방은 약물 치료로 가능하다. 관련해 국제다발골수종학회(IMWG), 유럽종양학회(ESMO),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 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데노수맙과 비스포스포네이트와 같은 약물을 사용해 골격계 합병증 치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신장 기능 장애를 겪는 환자의 경우, 신장 기능에 따른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은 데노수맙이 우선 권고되고 있다.
관련해 부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신호진 교수는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골절 등의 골격계 합병증은 한번 발생하면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기 어려운데다,항암 치료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항암 치료와 반드시 동반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문의와 논의해 골절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되기 전에 골격계 합병증 예방치료를 시작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