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가해 의혹' 한국외대 교수 숨진채 발견…警 "타살 혐의 없어"(종합)

by신상건 기자
2018.03.17 18:51:13

휴대전화 메모장에 미안하다는 내용 담겨
경찰 "검찰과 협의해 사건 종결 예정"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운동 지지 및 대학 내 교수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상건 김성훈 기자] 학생들에 대한 성추행·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유서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됐고 외부 침입흔적이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외대는 17일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을 통해 학생들에 대한 성추행 관련 의혹이 제기된 A 교수가 자택에서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한국외대 측은 “고인이 교육자로서 의혹에 대한 극심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우리 대학은 최근 고인을 향해 제기된 모든 의혹 관련 조사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한국외대 페이스북 ‘대나무숲’ 에는 A교수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을 고발한 글들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A교수는 학생들에게 “남자친구랑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 본 적 있느냐”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또 A교수가 학생들의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등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하는 글도 있었다.

경찰은 A교수에 대한 타살 혐의점이 보이지 않는 만큼 검찰과 협의해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교수는 이날 오후 1시쯤에 자택에서 발견됐다”며 “같이 사는 가족이 신고했다. A교수의 휴대전화 메모장에 미안하다는 내용으로 유서 비슷하게 쓰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침입 흔적이 없어 자살로 보고 있다”며 “A교수가 휴대전화에 남긴 글은 주로 ‘아내 등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