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4.02.12 10:13:21
비정상적 유통구조가 외국보다 비싼 스마트폰 값의 원인
법안, 2월 임시회에서 통과돼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얼마전 보수성향의 소비자단체 컨슈머워치가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 반대 운동에 나선 가운데, 서울YMCA 등 내로라할 소비자단체 10 곳이 공동 성명서를 내고 “2월 임시국회에서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 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간 대부분의 시민단체는 해당 법안에 찬성했는데, 컨슈머워치가 바른사회시민회의와 함께 입법 반대 운동에 나서자 시민단체 공동으로 이에 반박하는 찬성 입장을 밝힌 셈이어서 주목된다.
12일 배포된 성명서에 동참한 소비자 및 시민단체는 전국주부교실중앙회,한국여성소비자연합, 한국YWCA연합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소비자교육원,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생활연구원, 녹색소비자연대, 한국부인회총본부 등이다.
먼저 이용자 차별 해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불투명한 단말기 보조금이 단말기 유통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날짜와 시간, 판매장소, 심지어 판매원마다 단말기 가격이 달라 보조금을 받은 소비자도 받지 못한 소비자도 불만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단말기유통법에는 이통사 등이 보조금을 사전에 공시토록 돼 있는데, 이를 통해 소비자 차별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법이 통과되면 단말기 가격이 현실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들은 “해외에 비해 스마트폰 가격이 20~30% 비싸게 형성돼 있지만, 불투명한 보조금으로 단말기 가격에 대한 착시현상 만연돼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비자시민모임이 발표한 2013년 세계 15개국 주요 도시 국제물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갤럭시노트3)와 LG전자(066570)(G2) 스마트폰의 가격이 해외 대비 국내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브랜드임에도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비싸게 사고 있는 것이다.
또한 녹색소비자연대에서 작년 6월 소비자 826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요금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용자의 35.7%가 단말기 할부금을 통신비 부담의 요인으로 평가했다. 국내 단말기 시장이 고가 프리미엄폰 위주로 형성되면서 통신비에서 단말기 할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렇듯 보조금 과열 마케팅에 따른유통구조 왜곡은 고가 스마트폰 위주의 시장 고착화, 단말기 가격 경쟁 저해, 잦은 단말기 교체 및 불필요한 고가 요금제 가입 등을 유발하면서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법안은 소비자에 대한 부당한 보조금 지급 차별을 금지함으로써 소비자 간 형평성을 보장하고, 보조금 지급 조건 등에 대한 공시를 통해보조금 지급 구조를 투명화하는 게 주요 내용”이라면서 “보조금을 받지 않은 이용자에게는 보조금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일부 제조사는 글로벌 경쟁력, 산업발전 등을 저해한다며 단말기 유통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법률 제정에 반대하고 있지만, 이에 앞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단말기를 비싸게 판매하고, 해외에서 출시하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국내 출시는 외면하는 그릇된 행태부터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