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전쟁지도통신, 민간업체 KT 상황 따라 '흔들'

by김현아 기자
2013.10.14 09:40:20

국가지도통신망 KT민간 위탁, 인력관리 허술
전병헌 "모든 비용 지원하면서 위탁은 안보불감증..이젠 끝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원활한 전쟁지도와 국가 위기 상황을 지휘하기 위한 국가지도통신망 사업을 민간사업자인 KT(030200)에 위탁해 운영해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민주)이 14일 미래창조과학부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전쟁이 발발했을 때 대통령실과 군사령부 등 27개 전쟁지도 국가기관이 상주하며 전시지도를 해야 할 국가지도통신망은 현재 ‘KT중앙통신운용센터’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센터 직원의 인사 역시 KT 경영상황에 따라 크게 흔들렸다.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잦은 인사이동과 명퇴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KT 중앙통신운용센터 인력 운영 현황. 출처: 미래부
‘KT중앙통신운용센터’에서 운영하는 국가지도통신망 정보는 대부분 2급 비밀로 분류되는 정보다. 평시에도 을지훈련,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 등 대규모 행정·군사훈련에 가동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관이 2009년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1년 사이에 전체 운영 인력의 3분의 1인 36명이 일시에 명예퇴직 되거나 부서이동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병헌 의원은 또한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조직 노무관리 논란 속에 2010년과 2011년에도 KT중앙통신운용센터 인력운영 인사이동 등이 KT경영 안정기보다 2배 이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0년에는 8명, 2011년에는 11명의 KT 중앙통신운용센터 인력이 명퇴하거나 부서이동이 있었다. 반면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선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5명과 1명의 부서 이동만 있었다.



전 의원은 “이러한 전쟁 통신망 운용의 핵심은 위기나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숙달된 전문 인력인데, KT 내부 사정에 따라 명퇴나 인사이동이 빈번해 1년 사이 3분의 1의 인력이 교체된다면 중요한 순간에는 국가 전쟁지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취득한 정보는 대부분 국가 안보와 직결된 2급 비밀인 점을 고려하면 잦은 인사이동과 경영상황에 따른 강제적 명퇴는 정보의 외부 유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가지도통신망은 1973년 전신인 ‘안보통신’으로 시작해 1981년부터 구 한국통신(현 KT)을 통해 정부가 직접 운영해왔으며, 비용은 94년까지 한국통신이 전액부담하고, 1995년부터 1999년까지는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그러다가 KT가 민영화 된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기존 한국통신의 설비를 KT 선투자금액으로 보고, 운영비용 전액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전병헌 의원은 “국가지도통신망에 투입되는 예산은 매년 230억 원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은 돈”이라면서 “민간기업인 KT의 경영상황이나 내부 조직이 흔들릴 때마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국가지도통신망 민간 위·수탁 계약은 올해로 종결하고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또 “당초 KT 민영화 과정에서 과도한 투자금액 때문에 민간 위탁이 결정됐지만, 이제는 정부가 보존해야 할 금액은 128억 원으로 국가지도통신망 운영 예산의 절반밖에 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2014년 예산부터 국가 전쟁통신망을 국가가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예산 편성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선투자금액 및 정부 미보전금 현황(‘12년말 기준) 출처: 미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