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아빠의 재무설계)황금 재테크_나에게 어떤 것이 좋을까?

by김종석 기자
2010.08.17 11:19:00

[이데일리 김종석 칼럼니스트] “금에 투자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금 가격이 온스당 1700달러까지 오른다고 하던데,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을까요?”

‘금은 불안을 먹고 산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류 역사 이래로 인간의 금에 대한 욕망은 한시라도 꺽인 적이 없었다. 특히 경기가 불황이거나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가치보존 수단으로 혹은 인플레 및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한 대체투자 수단 중 으뜸으로 자리 잡아오고 있다.
 
지난주 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온스당 1215.40$로 지난 6월의 1,265$를 향해 거침없는 질주가 계속되면서 금 투자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금번 호에서는 금 시장에 대한 전망,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투자 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없는지 점검해 보기로 한다.



금은 인플레와 디플레를 이기는 유일한 상품으로 최근 금 가격을 보면 말 그대로 금값이다.
 
금값을 결정하는 것을 한두 마디로 정의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우선 수요와 공급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기축통화인 달러의 가치•경기상황•경제시스템 등 복잡한 요인에 의해 그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첫째, 수급상항에서의 금값은 하방 경직성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금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2500톤으로 금을 채굴하는데 들어가는 생산원가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금은 금광 원석에서 추출하는데 원석에서 생산되는 양이 줄어들고 에너지와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생산량이 낮아지고 있다.
 
한 때 최대 금 생산국이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원석 1톤에서 20g을 생산하던 것이 지금은 톤당 5g이하이다. 또한 1온스당 생산원가도 2008년 655달러에서 지금은 800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높아지는 생산원가 때문에 금 가격은 쉽게 빠지지 않는 것이다.

둘째, 수급 외적인 부분에서도 금은 하락보다는 상승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이기기 위해 온 국민은 자발적으로 장롱 속의 금붙이들을 내다 팔아 IMF를 극복했고, 세계에서는 이를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세계는 조금 과장하자면 금 사재기경쟁에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금에 집착하고 있다. 유럽 중앙 은행들은 지난 10년간 3,800톤의 금을 팔 정도로 세계 중앙 은행들은 금의 순 매도자였다. 그랬던 중앙은행 들은 지난 2008년 겨우 46톤만 매각했으니 이는 10년이래 최저 매각 량이었다. 또한 최근 유럽 중앙은행들도 금의 매각 한도를 연간 400톤으로 제한했지만, 오히려 엄청난 양의 금을 매수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금 보유량을 두 배로 늘려 지금은 세계 5번째 금 보유국이 되었다. 엄청난 외환보유고 대비 금 보유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앞으로도 몇 년간은 금 매수자로 나서게 될 듯하다. 세계 외환보유고 대비 평균 금의 비중은 11%로 중국은 한참을 더 금으로 채워야 하기에 자국에서 생산되는 금을 전량 직 매입 중이다.
 
러시아도 외환보유고에서 금 비중을 5%에서 10%로 늘릴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인도는 지난해 IMF에서 매각한 금의 반을 매수했으며,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금 모으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오랜 인류 경제 역사상 금 자체가 화폐였지만, 기축통화인 달러와 금의 교환이 보장되었던 브레튼우즈체제가 1971년 미국 닉슨대통령의 ‘금태환 정지조치’로 폐기되면서 달러는 불안한 통화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브프라임과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기존 경제질서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자산가치를 보존해주는 금으로 대피하여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인 것이다.

위와 같은 논리로 ‘닥터 둠’으로 통하는 투자전략가 마크 파버는 ‘최근 각국 정부가 화폐를 계속 찍어내면서 결국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위기가 올 것이므로, 현금보유는 재앙이 될 것이므로 현금 대신 금을 보유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금은 수급적인 측면에서의 균형이 깨진 상황에서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현물 말고도 다양한 금융상품이 있다.
현물을 매수할 수도 있지만 10%에 달하는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하고 거래비용도 크므로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다.
 
한편 ETF나 펀드를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금값이 하루에도 수십 달러씩 등락하는 등의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으므로 분산•적립식투자가 바람직하다.




금 통장은 통장에 현금이 아닌 금의 무게(단위: g)가 기록되는 상품이다. 골드뱅킹은 현금을 입금하여 시세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을 매수하며, 금값이 올라가더라도 통장에 찍힌 금의 양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금 가격이 상승하면 그만큼 이익이 된다.

금을 적립하는 상품으로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와 기업은행의 ‘원 클래스 골드뱅킹’이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다. 금 수시입출금 통장으로는 ‘KB골드투자통장’과 신한은행의 ‘골드테크통장’이 있다.
 
이와 같은 금 통장 거래는 현물매수 시 10%의 세금을 내는 것과는 달리 비과세대상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도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원하는 시점에서 시세를 확인하면서 매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국제 금 가격이 올랐다 하더라도 환율이 하락하게 되면 예금의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날수도 있으므로, 매수시 금 가격은 물론 환율전망도 함께 파악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

또한 펀드 및 금 투자 또한 가장 안전하고 좋은 투자법은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금값이나 환율의 저 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포트폴리오 분산차원에서의 적립식투자를 권한다.




금 펀드라 하더라도 투자대상이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올해 금지수에 연동이 되는 펀드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냈지만,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항상 지수형 금 펀드가 좋다는 말은 아니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는 주식형보다는 지수형이 바람직한 투자 법이다.

또한 금 펀드에 투자하겠다는 것은 금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하기 때문에 금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 시황에 따라 금 지수와는 별개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 파생형 금 펀드는 해당 선물의 만기일에 근월물에서 원월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행돼 현물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금 펀드에 투자할 때는 변동성이 워낙 크고 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또한 펀드 명에 ‘골드’가 들어간다고 해서 같은 상품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며, 환헤지 여부를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금을 ETF를 통해 거래하는 방법도 있다. ETF(상장지수펀드: Exchange Traded Fund)란 특정 지수 및 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운용되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킨 형태의 상품이다.
 
거래소에 상장된 ETF는 주식의 성격을 갖게 돼 개별주식처럼 편리한 매매가 가능하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HIT 골드 ETF(코드번호: 110550)’는 런던귀금속시장(LBMA)에서 매일 고시되는 금 현물가격을 추종하며, 미국과 영국증시에 상장된 4개 금 ETF에 투자하는 재 간접 펀드이다.

다시 말해 금 ETF는 금 현물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도록 만들어져 적은 비용으로 금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가 있다. 거래방법도 증권계좌에서 주식처럼 손쉽게 거래할 수 있으며 1주단위로 거래가 가능하다.


실물 금을 사기 위해서는 은행이나 귀금속 상가에서 매입할 수가 있다. 그러나 실물 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목돈이 필요하며, 부가세를 10% 부담해야 하며 은행에서 매수할 때는 2~3%의 수수료가 붙기도 한다.

금값이 올라가면서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여 사기거래 사례도 자주 목격되기도 한다.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으니 선금을 받아 잠적하거나 금의 순도를 속여서 파는 경우가 있으므로 공인된 금융기관 등에서 매입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바 형태의 금을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보통 현금 및 중요물품을 은행의 대여금고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대여금고를 들어갈 때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은행 직원이 입회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물품을 보관하는지 알지 못하므로 건물 붕괴 등의 재난이나 도난사고 발생시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많은 양의 실물이 있다면 여러 대여금고에 분산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며, 개인의 주거 여건에 따라 화재와 도난 등의 위험에서 피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 두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 금 선물시장이 개장한 것은 1999년이지만 거래 등이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9월 13일부터 미니 금 선물시장이 개장이 되면서 기존의 표준 금 선물시장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금 선물 매매를 할 수가 있게 되었다.

미니 금 선물은 1계약당 거래단위가 100g으로, 기존 표준 금선물의 10분의 1 수준으로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다.

선물시장의 특징은 레버리지가 높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소액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반면, 원금이상의 손실에 대한 위험도 상존한다는 것이다. 선물거래에 충분한 경험과 지식이 없는 개인투자가들에게는 접근하기에 적절치 않은 시장이다.



펀드 및 원자재 등의 상품을 투자할 때 투자자들이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부분이 환헤지 부분이다. 투자대상상품의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환율이 하락한다면 그 수익은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마다 각자 다른 입장을 보이는 부분이지만, 필자는 통화분산차원에서 환헤지 없이 투자하라고 권하는 편이다. 향후 환율은 기축통화인 달러와 함께 거의 세계 대부분의 통화가치가 연동될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정부에서도 적정한 선에서 고 환율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굳이 헤지에 추가비용을 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