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음·자가 수복…충칭은 타이어 신기술 실험장"

by이명철 기자
2025.12.02 06:00:00

[한국타이어 충칭공장을 갔더니]
한해 매출 6000억, 승용차·트럭·버스용 690만개 생산
중국 내수 시장 선도 제품으로 가격 경쟁력 약점 상쇄

[충칭(중국)=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충칭공장에서는 2012년 6월에 첫 타이어가 생산됐고 지속적 기술 개발을 통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흡음 타이어나 자가 수복 타이어, 스터드 타이어 같은 특색 있는 제품을 다 만드는 공장은 이곳밖에 없다.”

[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한국타이어 중국 충칭 공장 외관 모습
한국타이어 충칭공장은 1년에 320일을 24시간 3교대 방식으로 쉴 새 없이 돌아간다. 한 해 생산하는 타이어는 승용차용 600만개, 트럭·버스용 90만개 등 총 690만개다. 이곳에서 만난 전호남 한국타이어 충칭 공장장은 “작년 매출액은 600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충칭공장은 생산량의 70% 정도는 유럽 등 해외에 수출하고 나머지는 중국 내수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중국 내 다른 공장인 장쑤성 화이안, 저장성 자싱과 달리 전문 기술이 들어간 타이어를 모두 생산하는 게 특징이다.

흡음 타이어는 전기차에 많이 쓰인다. 전기차는 모터로 구동하는 특성상 소음이 거의 없는데 이 때문에 타이어 소음이 유독 크게 들린다. 이를 없애기 위해 개발한 것이 전기차용 흡음 타이어다. 일명 실란트 타이어로도 불리는 자가 수복 타이어는 타이어 안쪽에 접착제 같은 것을 발라 못이 박혀도 공기가 빠지지 않게 설계됐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쓰이는 스터드 타이어 또한 이곳에서 주력 생산하고 있다.

전 공장장은 “한국타이어의 세계 8개 공장 중 충칭공장의 규모가 가장 작은데 그래서 각종 신기술이나 신제품을 시험하기 용이하다”며 “해외 공장에 확산하기 전에 먼저 생산해보고 관리 방안이나 신기술을 중국 내와 세계로 확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이곳에서 생산하는 이유는 해외는 물론 중국 내 소비자를 잡기 위해서다. 한국타이어는 중국의 저가 타이어 업체와 달리 고급화 전략을 짜고 있는데 이에 따라 맞춤형으로 고객 수요를 공략하는 것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 중 주요 고객은 독일 폭스바겐 합작사다.

중국의 전기차 전환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등 현지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지난 2022년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온’을 론칭했는데 중국에도 발 빠르게 들여와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업체를 노리고 있다.

전 공장은 “아이온을 출시한 후 (중국에서) 차츰 비중이 늘고 있다”며 “타사보다 전기차 제품에 대한 라인업을 먼저 갖췄기 때문에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 사업을 벌여나가는 와중 충칭 정부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는 충칭공장은 앞으로 과제에 대해선 가격 경쟁력을 우선으로 꼽았다.

전 공장장은 “중국 로컬 타이어 업체만 수백 개가 있는데 제조 원가가 더 낮아 우리 시장 가격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며 “먼저 완성된 라인업을 갖추고 제품을 선도하는 측면에서 방식을 가져가려 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중국 충칭시 한국타이어 충칭 공장에서 직원이 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