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체 돼야”…‘여야정경 협의체’ 목소리 높이는 중기·자영업계[尹탄핵소추]

by김영환 기자
2024.12.15 15:10:30

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 나란히 입장문
"여야정 협의체에 경제단체도 함께 해야"
체감경기 밑바닥…"경제 불확실성 완화할 필요"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 14일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면서 중소기업·자영업계는 경제안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국정 공백 상황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넘은 ‘여·야·정·경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면서 협의체의 주체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 동력은 ‘여·야·정 협의체’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국회·정부가 함께하는 ‘국정안정협의체’를 제안했고 윤 대통령을 대리해 정부를 대표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국회 문턱을 넘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16일 헌법재판관들의 회의를 시작으로 최장 180일 내 선고가 이뤄진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이 걸렸다. 2~3개월 간 ‘여·야·정 협의체’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가 될 전망이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업계는 여야 및 정부와 함께 경제단체의 협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논평을 통해 “한국경제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조속히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여야와 정부, 경제계가 함께하는 여·야·정·경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15일 입장문을 통해 “이제 정치권은 속히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경제와 민생 안정에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협의체의 협의과정에 소상공인의 대표도 함께해 명실상부한 경제·민생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시켜 비상경제 상황을 경제 주체 모두의 지혜를 모아 헤쳐나가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자칫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 경제계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중이 읽힌다. 동요하고 있는 외환 및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고 내년도 예산의 차질 없는 집행을 통해 경제·산업 분야가 흔들림 없이 대외신인도를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계가 나란히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연말을 맞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됐던 내수 경기가 더욱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신용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신용정보원 채권자변동정보 시스템에 누적 집계된 연체 개인 및 개인사업자 차주 수는 614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연체 잔액도 49조 4441억원에 이를 정도로 ‘빚’을 통해 생활하는 서민들이 늘어났다. 가계부채 위기가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됐다.

내수 침체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에게도 직격탄이다.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여러 회식과 송년회 자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연말 특수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10일 서울 한 음식점 앞에서 한 자영업자가 가게 앞에 나와 있다. (사진= 이영훈 기자)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8.4%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는 대답이 36.0%에 이를 정도로 내수 경기가 바닥이다. ‘30~50% 감소’ 25.5%, ‘10~30% 감소’ 21.7%, ‘10% 미만 감소’ 5.2%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이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자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도 전년대비 9.0% 감소했다.

중소기업·소상공업계가 경기 회복을 강력 요구하고 있는 배경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제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할 때”라면서 “이제는 국면이 전환된 만큼 국민들도 안심하고 거리를 밝게 비추는 소상공인 매장을 찾아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로 내수 회복을 읍소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리더십 공백 속에 내년도 계획을 세우기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라며 “여야와 정부가 초당적인 협력을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해줄 필요가 있다”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