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IB "美 연준, 11월 테이퍼링 발표와 함께 자산매입 축소할 수도"

by최정희 기자
2021.09.23 09:26:48

한은 뉴욕사무소, 9월 FOMC 시장반응 평가
FOMC 18명 중 9명 ''내년 금리 인상'' 전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1~22일(현지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CNBC)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월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함과 동시에 실질적인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이 내년 중반께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8명 중 9명은 내년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등 다소 호키시(hawkish·매파)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23일 한은 뉴욕사무소가 발간한 ‘9월 FOMC 회의결과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 및 시장참가자들의 평가’에 따르면 연준은 FOMC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0.25%로 동결하고 매월 1200억달러의 자산 매입을 유지했다. 다만 기관별 오버나잇(O/N) 역레포 한도를 일일 800억달러에서 1600억달러로 두 배 가량 상향 조정했다.

정책결정문에선 ‘경제상황 진전이 대체로 예상대로 계속된다면 곧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타당해질 수 있다(may soon be warranted)’는 문구를 추가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내년 중반경에 테이퍼링을 종료하는 것이 적절하다, 테이퍼링 시행 기준 충족 여부는 빠르면 다음 회의에서 결정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상당한 추가 진전’이 거의 달성됐다”고 밝혔다.

FOMC 결과와 관련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테이퍼링 임박 시사, 점도표상 정책금리 인상 횟수 상향 조정 등이 대체로 시장 예상과 부합하다고 내다봤으나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이 내년 중반경에 종료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예상보다 다소 호키시했다고 평가했다. 9월 금리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9명의 위원들이 금리 인상을 전망했고 2023년엔 9명이 1% 이상의 금리를 점쳤다. 1명은 2023년까지도 금리 동결을, 4명은 0.25~0.50%의 금리를 예측하는 등 위원들의 생각이 크게 갈렸다.



씨티는 “11월 연준이 테이퍼링 발표 후 12월부터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존 견해를 유지하나 11월에 테이퍼링 발표와 매입 규모 축소를 동시에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며 “감축규모는 매월 150억 달러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은 매월 150억달러씩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레포 한도 상향 조정이 예상외였다는 반응도 나왔다. 씨티는 이와 관련 “역레포 한도 상향 조정은 향후 초과 지준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역레포 금리 하한(0.05%)을 지키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웰스파고는 “역레포 한도 상향 조정은 향후 단기자금시장에서 정부지원기관(GSE)들의 유동성 공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FOMC위원들의 금리 인상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점도표상 정책금리 인상 횟수의 분산이 내년에서 2024년으로 놀랄 만큼 커지고 있다”며 “FOMC 위원들의 의견 불일치가 더욱 확대됐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정책결정문상 테이퍼링 관련 문구가 매우 모호했던 것은 FOMC 위원들 중 이에 반대하는 견해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FOMC 이사가 최소한 2명(공석 및 랜들 퀄스 부의장)~3명(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 포함)이 도비스(dovish·비둘기)한 위원들로 교체되면 점도표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파월의장이 동결을 주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