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안철수 '별의 순간' 놓쳐..대선은 사라질 꿈"
by김민정 기자
2021.03.26 09:28:5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별의 순간을 놓쳤다”고 평가했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세에서 지지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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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별의 순간’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2011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별의 순간이 그때 떴다”며 “그때 그 순간을 놓쳐버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별의 순간을 포착했다면 (앞으로)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윤 전 총장이 찾아오면 만날 것이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뭐 한 번 보자고 그러면 만나기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또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에 대해 “이번 보궐선거가 끝나고 5월 중순쯤 가면 아마 어떤 형태로든지 본인의 의사 표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면 서울시장 후보가 됐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15일 총선에서 대패를 하고 난 다음에 당 내부가 상당히 취약하고 자신이 없었다”며 “그래서 안철수가 오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깔려 있었기 때문에 우리 당에 들어왔으면 안철수가 (후보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단일화 경선 이후 “결코 멈추지 않겠다”며 대권 도전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꿈이야 꿈으로 사라질 수 있다.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봐야 알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들은 진행자가 “안 대표를 왜 이렇게 안 좋아하느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안 대표를 안 좋아하는 게 아니다. 그 사람에 대해 지도자로서의 훌륭한 자질이 있다고 확신을 가졌다면 내가 안철수 후보 단일화 하는 데 찬성도 했을지도 모른다”며 “그렇게 생각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 4·7 재보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맞잡아 들고 지지지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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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가 난항을 겪으면서 일각에서 사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는 “나는 국민의힘의 소위 대표로서 우리 당의 후보가 단일화돼야 한다는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며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이래라저래라 비난하고 이런 거에 대해서 거의 개의치를 않고, 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최근 자신을 저격한 홍준표 무소속 의원에 대해 “그 사람은 늘 그런 소리 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말에 대해서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차기 대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지금처럼 단일화를 갖고 옥신각신하는 그런 문제가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그 기우에서 하는 얘기”라며 “(안 대표가) 세상을 좀 분명하게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범야권을 아우르는 ‘어벤저스 선대위’가 지난 25일 본격 활동에 착수했지만, 양당 수장은 감정의 골이 여전히 파인 모습이다.
오랜 악연으로 최근 단일화 과정에서도 거친 감정싸움을 벌였던 두 사람은 이날 대한문 광장 합동유세장에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연설이 시작되자 뒤에 서서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다음 일정인 언론사 인터뷰를 이유로 안 대표의 연설이 진행되는 도중 유세차에서 내려왔다.
이 때문에 오세훈, 안절수, 김종인 세 사람이 함께하는 장면은 연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