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형수 기자
2013.01.10 10:29:58
평균 4% 요금 인상으로 한전 영업익 2조 증가 효과
소비자 물가 .05%포인트 상승 요인 발생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전기요금 인상 소식에 증권가는 일제히 한국전력(015760)공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평균 4% 전기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한국전력은 영업이익이 2조원 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지식경제부는 한국전력이 오는 14 일부터 전기요금을 평균 4% 인상한다고 밝혔다. 주택용은 2.0% 인상되며, 산업용 4.4%, 일반용 4.6%, 교육용 3.5%, 농사용 3.0% 오른다. 이에 앞서 전기요금은 지난 1년5개월 동안 세차례 올랐다. 전기요금은 지난 2011년 8월 4.9%, 같은 해 12월 4.5% 인상된 데 이어 지난해 8월에 4.9% 올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국전력의 전기판매수익 및 영업이익의 증가효과는 약 1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으로 올해 한국전력은 53조 9316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5조 9657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기존 요금체제에선 높은 구입전력비 부담으로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번 요금 인상으로 Kwh당 7.5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금인상으로 역마진 구조에서 탈피, 6년 만의 순이익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2011년과 2010년 각각 3조2930억원, 692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 행진을 지속했다.
김대성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 순이익은 2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2007년 이후 6년 만에 흑자전환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증권가는 단순히 올해 실적 개선 효과보다 정부의 전력관리 기조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보통 대선 이후 정부가 교체되는 기간에는 공공부문에 대한 부담 탓에 요금을 동결했다”면서도 “전력수급의 문제로 겨울철 위기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스요금을 동결한 것과 달리 전기요금은 인상한 것을 보면 싼 전기요금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의 왜곡현상이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5개월 만에 요금을 올린 것은 한국전력의 만성 적자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2조7000억원의 연간 이자비용과 16조원의 설비투자비를 고려하면 여전히 부채가 많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앞으로도 계속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익개선과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 기대를 바탕으로 국내 증권사는 한국전력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기존 3만7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삼성증권도 3만4500원에서 3만9500원으로 올렸다. 이 밖에도 동부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LIG투자증권 현대증권 등도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반면 환호하는 증권가와 달리 서민들은 전기요금으로 줄줄이 물가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도시 가구는 월평균 930원, 산업체는 월평균 27만원가량 늘어난 전기요금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제조업 원가가 올라가면서 물가 인상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는 제조업 원가는 0.05%포인트, 소비자 물가는 0.04%포인트 상승 요인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