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9년만의 정권 교체…"차기총리 24일 쿼드회담 참석"
by고준혁 기자
2022.05.22 14:26:38
호주 21일 총선거에서 노동당 사실상 승리 확정
모리슨 총리,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에 축하전해
새 총리, 23일 취임…24일 쿼드회담 참석차 도쿄행
[이데일리 김혜미 고준혁 기자]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노동당 대표가 23일(현지시간) 제 31대 총리에 취임한다. 알바니즈는 취임 다음 날인 24일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일본 도쿄로 향할 예정이다.
 | 23일 호주 신임 총리에 오르는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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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호주 노동당은 8년9개월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 23일 새 내각을 구성한다. 현지 언론들은 하원의원 151명과 상원의원 40명을 뽑는 총선 개표가 60% 이상 진행된 가운데 야당인 노동당이 하원 72석을 확보해 독자 내각 구성을 위한 과반인 76석에 거의 근접했다고 전했다. 반면 여당인 자유·국민 연합은 55석을 얻는 데 그쳤다.
공식 투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며칠이 소요될 전망이다. 스콧 모리슨 현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의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는 뜻을 밝혀 선거 결과를 공식화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등 세계 정상들도 알바니즈에게 승리를 축하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탈리아계인 알바니즈는 호주 최초의 비(非) 앵글로-켈틱계 총리가 된다. 알바니즈는 월요일인 23일 총리 취임식을 가진 뒤 24일 일본 도쿄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과 함께 쿼드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드니 교외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이 나라를 바꾸고 싶다. 이 나라에서 정치가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알바니즈는 1996년 33세의 나이로 시드니에서 처음 당선된 뒤 25년간 하원의원으로 일해왔다. 2007년 노동당 집권 시 인프라·교통부 장관에 올랐고 2013년에는 부총리에 지명됐지만, 총선에서 노동당이 패배하며 10주 만에 물러났다. 노동당 내에서도 진보적인 성향으로 분류됐던 그는 2019년 노동당 대표에 오른 뒤 중도로 노선을 변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무상 의료 시스템과 성 소수자, 공화주의를 옹호해왔으며 장애연금을 받는 미혼모 밑에서 자란 자신의 성장 배경을 진보적 신념을 강조할 때 사용해왔다.
한편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아동·노인 돌봄 지출 상향 조정과 저임금 노동자 임금 인상 지원, 제조업 활성화, 신규 주택 구매 시 가격의 최대 40% 정부 보조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모리슨 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은 기후변화와 청렴성, 성평등 등에 더 많은 행동을 강조한 여성들에 의해 여러 지역에서 패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