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올해 R&D투자 8000억원 늘렸다…삼성전자, 부동의 1위

by신민준 기자
2020.12.09 08:46:37

CEO스코어, 9일 500대 기업 2020년 3분기 누적 R&D 투자 현황 분석
매출 4.9% 감소에도 R&D투자 2% 증가…매출 대비 비중 0.2%p 상승
SK하이닉스·현대차·LGD·기아차 등 1조원 이상 투자…전체 65.2% 차지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국내 대기업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는 R&D 투자 규모가 가장 많았고 네이버(035420)는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9일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R&D 비용을 공시하는 2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이들 기업의 R&D 비용은 총 40조15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9조3561억원) 대비 2.03%(8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총 1178조6822억 원으로 전년 동기(1238조7595억 원)보다 4.85%(60조773억 원) 줄었다. 매출 감소에도 R&D 투자액은 확대됨에 따라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1년 전(3.18%)보다 0.23%포인트 높아진 3.41%였다.

조사대상 17개 업종 가운데 8개 업종의 R&D 투자가 5조941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2%(3234억원) 줄었다. 하지만 9개 업종의 R&D 비용이 34조2146억원으로 3.4%(1조1233억원) 늘면서 전체 R&D 투자액을 끌어올렸다.

정보기술(IT)·전기전자의 R&D 투자가 24조7050억 원으로 1년 새 4635억원, 석유화학업종(1조9630억 원)이 2644억원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부품(5조3461억원)과 제약업종(8777억원)의 R&D 비용도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들 4개 업종의 R&D 투자 증가액은 1조460억 원에 달한다.

반면 조선·기계·설비업종의 R&D 비용(1조7087억원)은 1년 전보다 1630억원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서비스(마이너스(-)749억 원) △공기업(-354억 원) △철강(-288억 원) △건설 및 건자재(-170억 원)업종의 R&D 비용이 모두 1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제약업종이 13.21%로 유일하게 두 자릿 수를 기록해 가장 컸다. △IT·전기전자 8.19% △서비스 6.4% △자동차·부품 2.96% △조선·기계·설비 2.55%가 뒤를 이었다. 생활용품(1.73%)과 통신(1.36%), 석유화학업종(1.14%)의 R&D 비중도 1%대를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네이버가 매출 3조7915억 원 중 25.51%(9673억 원)를 R&D에 투자해 조사대상 기업 중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미약품(128940)(23.39%)과 넷마블(251270)(20.59%)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썼다. △셀트리온(068270) 18.54% △엔씨소프트(036570) 17.63% △대웅제약(069620) 15.57% △카카오(035720) 13.24% △SK하이닉스(000660) 10.98% △유한양행(000100) 10.76% △종근당(185750) 9.78% 등이 R&D 비중 ‘톱10’을 형성했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0.002%)과 △코오롱글로벌(003070)·팜스코(036580)(각 0.01%) △팜스토리(027710)·현대엔지니어링·고려아연(010130)(각 0.02%) △포스코(005490)에너지·대한제당(001790)·GS리테일(007070)·BGF리테일(282330)(각 0.04%) △SK(034730)인천석유화학·삼천리(004690)·금호산업(각 0.05%) 등 19개 기업의 R&D 비중은 0.1%에 못 미쳤다.

R&D 투자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누적 매출 175조2555억 원 중 9.07%(15조8971억 원)를 R&D에 지출했다. 매출이 1년 새 2.78%(4조7394억 원) 증가한 가운데 R&D 비용도 3.99%(6094억원) 늘면서 매출 대비 R&D 비중이 0.11%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066570)의 R&D 투자액이 3조25억 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SK하이닉스(000660)(2조6281억 원)와 현대자동차(005380)(2조871억 원)도 2조 원 이상 투자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1조3287억 원)와 기아자동차(000270)(1조2408억 원)도 1조원대를 투자해 IT·전기전자와 자동차·부품업종 기업이 R&D 투자액 상위를 형성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R&D에 1조 원 이상 투자한 LG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디스플레이·기아자동차 6개 기업이 조사대상 기업 전체 R&D 투자액의 65.2%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