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웹툰⑨] 무한도전이 웹툰에 준 '극적인 의미'

by김유성 기자
2016.07.09 10:46:13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인터뷰 전문 두번째
최근 높아진 웹툰의 위상이 반영된 결과
지금보다 더 다양한 웹툰이 나올 것 예상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웹툰이 MBC 인기 예능 ‘무한도전’에 소재로 쓰일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웹툰은 국내에서 생긴 단어로 웹에 특화된 만화라고 볼 수 있다. 출판 만화가 주춤한 사이 웹으로 볼 수 있는 웹툰은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이제는 주류 온라인 콘텐츠 산업으로 부상했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원장 (사진=김유성 기자)
이번 시간에는 앞선 시간에 이어 국내 웹툰 업계의 위상에 대해 조명해 보겠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웹툰이 엔터테인먼트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물망처럼 엮인 웹의 특성과 대중과의 교류를 통해 성장하는 웹툰의 특성 상 지금보다 더 다양한 웹툰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박인하 교수와의 두 번째 일문일답이다. 국내 웹툰 산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터뷰 전문을 실었다.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 건 사실이다. 2013년부터 이 같은 변화가 시작됐다.

중요한 계기는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다. 스마트폰이 보급 확대됐고 전 국민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지게 되면서 스낵컬쳐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어떻게 보면 스낵컬쳐의 개념에 맞는 게 유튜브의 숏타임 영상, 웹툰, 웹 소설 등이다. 네이트 판에 올라간 콘텐츠도 결국 그런 콘텐츠다.

이런 콘텐츠 중에 가장 연속적이고 가장 흥미로운 서사를 갖고 있는 게 웹툰이다. 그 결과 웹툰이 2013년, 2014년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거기에 새로운 플랫폼들이 나왔다.

2013년 이전에는 플랫폼이라고 해봐야 네이버와 다음이었다. 이른바 빅2다. 그러다가 (레진코믹스 같은) 플랫폼들이 들어오고 유료 결제가 이뤄졌다. 좀 더 정확하게는 다음과 네이버에서 먼저 시도된 모델을 이들 플랫폼이 활용한 것이다.

그러면서 웹툰은 스낵컬처의 대중적인 콘텐츠가 됐다. 스낵컬처로서 보는 독자들이 늘었고 확대됐다.

두 번째는 웹툰이 갖고 있는 주요한 특징이다. 바로 예전과 다른 작가 발굴 방식이다. 예전에는 매체가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키웠다. 그런데 웹툰은 수용자들이 새로운 작가를 기르는 육성 시스템과 비슷하다. 마치 AKB48 같은 아이돌을 육성하는 것 같다.

수많은 ‘도전만화가’ 작품에서 독자들은 자기가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른다. ‘난 이 작가 될 것 같아’라고 해서 응원해주고 성장시킨다. 이들 독자들은 ‘내가 성장시켰다’라는 생각까지 한다.

이게 웹이니까 가능했었던 것. 과거에는 거대한 매체가 독자들에게 ‘너희들의 취향에 맞는 것은 이런 거지’, ‘우리 취향이 이런 거니까 니들이 볼라면 봐’ 하는 식이었다면, 90년 태어난 젊은 독자들은 이런 IT 시스템에 익숙한 독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를 키울 수 있게 됐다. 이 부분에서 웹툰이 충분히 엔터테인먼트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지금처럼 채널환경이 다매체인 시대에는 웹툰이란 게 엔터테인먼트의 하나로서 선택되고 각광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이후 진짜 MBC에서 ‘마리텔’에서 이말년이 나왔다. ‘나혼자 산다’에 기안84가 나오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에 무한도전에서 크게 부각된 것이다.

사실 그 이전에 많은 PD들이 웹툰을 갖고 뭔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고민하고 물어보곤 했다. 그런데 용기 있게 무한도전에서 치고 나간 것이다.

이런 스타일이 리얼리티가 결합된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무한도전을 기점으로 해서 급속히 발전할 것이다. 일단 누구나 그림을 그려서 이야기를 표현한다는 것은 낯선 게 아니다.

작가의 확대도 적극적으로 되고 있다. 한 의과대학 교수님이 웹툰을 그리는 게 있다. 끊임없이 만화를 그려 단행본도 냈다. 웹툰은 아니지만 조진호 선생님이 만화를 그린다. 처음에는 ‘그레비티(중려)’라고 해서 중력에 대해서 학습 만화를 그렸다. 최근에는 유전자에 대한 교양 만화를 했다.

전문직종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어서 표현하는 새로운 방향도 많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본다.

△잡지 단행본 출판 만화 포맷이 하나가 있다.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낸 학습 만화 포맷이 있다. 그 다음에 다른 하나는, 비평적 용어로 부르기는 모호하고 약간 상업적인 용어라고 하는데, 그래픽 노블 시장이 있다.

그래픽 노블하고 겹쳐진 시장이 있는데 교양 만화가 있고, 그 다음에 독립 만화가 있다. 크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돌아가는 잡지 만화 시장은 단행본, 이것은 심플하게 말해 일본식 만화, 학습만화, 그래픽 노블, 교양 만화, 독립만화 등이 있는데 밑에 있는 3개는 교집합이긴 하다.

이 중에서 잡지 단행본이랑 학습 만화는 완연한 하락세다. 잡지 단행본 만화는 워낙 오래전부터 하락세여서 특별한 하락세는 아니었다.

학습만화는 진짜 하락세다. 새로운 신작들이 기획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학습만화가 사실 크게 흥했던 게 90년대에 일본의 잡지 단행본 만화가 들어오면서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당시 초등학생 독자들이 같이 매체랑 성장했다. 그러면 밑에 새로운 독자층이 유입돼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그러다 90년대 후반으로 넘어갔다. 90년대 후반에 새로 진입해야 할 어린이들이 볼 만화가 없었다. 더욱이 웹툰이 활성화되면서 얘네들이 이것을 안 본다. ‘마법 천자문’ 같은 인기 있는 몇몇 학습만화만 살아남았다. 이제는 신작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잡지 단행본 만화는 일정하게 하락세다. 그대로 가고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잡지 단행몬 만화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어떤 이유냐 하면은, 디지털에서 만화를 소비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그러다보니까 카카오페이지라든지, 네이버 보드라든지 E북 사이트에서 페이지 기반 만화를 조금씩 소비하고 있다. 거기서 수익이 나오고 있어서 조금씩 활성화되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래픽 노블, 교양만화, 독립만화 같은 것은 만화를 보는 데 익숙해지고 만화를 구매하는데 익숙해지니까 이쪽이 조금씩 더 활성화되고 있다.

다만 웹툰의 활성화로 인쇄만화 시장 양상도 바뀌었다. 유료 웹툰에 익숙한 독자들이 늘면서 다양한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진지한 독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산업이 성장하고 극적으로 커지는 때가 되면서 독자들이 돈을 내고 구매하고 있다.

설사 웹툰이 100% 공짜로 돼 있다고 해도, 그 안쪽에서 취향이 분리된다. 돈을 내고 콘텐츠를 살 사람은 분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1000만명중 1%면 몇 십만명이다. 역설적으로 웹툰의 발전으로 출판만화 시장이 다양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진짜 안 팔릴 것 같았던 만화책들이 팔린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찰스 슐츠가 지난번에 돌아가시고 나온 단행본이 있다. 50년대부터 나온 그의 만화를 15권으로 완간해 미국에서 출판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라이센스로 출간했다. 지금 3권인가까지 나왔다. ‘이게 될까’ 했는데 잘 팔린다.

△잘 모르겠다. 사실은 만화에서 어떤 효과를 집어 넣는 것이, 항상 디지털 기술이 결합돼 뭔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만들 때 이것이 뭔가 효과가 있을까 고민한다. 만화에서 일정한 효과를 넣어서 성공한 것중에는 여름 납량 시즌에 만들었던 게 효과가 컸다. 나머지들은 ‘나의 독서 경험’을 크게 혁신적으로 바꿔 놓지 못했다.

그런 실험들이 네이버에서 좀 있었다. 다음에서도 있었다. 어떤 실험도 공포만화를 벗어나지 못했다. 공포만화는 확실히 독서 경험에 충격을 준다. 그래서 그것은 계속 나올 것 같다. 그런데 다른 실험은 독서 경험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다만 VR이 어떻게 될까. 이런 고민은 하고 있다.

VR 콘텐트가 웹툰에 맞을까? 웹툰이 적극적인 VR 콘텐트로 가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하고 경계가 어떻게 될까. 그 부분은 굳이 웹툰 뿐만 아니라 아마 VR 콘텐트가 되면 웹툰, 게임, 실사가 어떤 방식으로 혼합이 될까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데, 흥미로운 시점이다.



아까 얘기했던 더빙을 한다거나 이런 부분은 작은 흥미 영역이지 매체 자체에 독서 경험에 엄청난 경험을 준다거나 그러진 않을 것 같다.

△만화를 잘 가르치고 싶었다. 사실은 만화나 유사한 과가 있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것은 뭐냐면, 전문대이기 때문에 유리한 면이 있었다. 쉽게 설명하면 4년제에서 강의를 하시려면 아무리 훌륭한 만화라도 석사학위가 없으면 강의를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고졸 교수님도 있다. 충분히 만화를 그리고 성과를 보여줬다면 그 과목에 대해서 충분히 가르칠 수 있다고 본다. 학연은 중요하지 않다.

만화 창작과가 2001년 시작했는데, 가장 중요한 원칙은 뭐냐면 만화는, 만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가르쳐야 한다는 점이다. 만화를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수님들을 모시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까 현장성이 계속 유지가 된 것이다. 전임교수님들도 현장에서 활동을 하는 교수님들이다.

그러다보니까 현장성이 유지되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가 커리큘럼이다. 만화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다.

계속 만화를 잘 가르칠 수 있는 커리큘럼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그러면서 그 안에 ‘만화가 단순하게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다’에 집중했다. 우리 커리큘럼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스토리텔링에 대한 부분이다. 그 다음에 만화를 그리는 기술에 대한 부분이고 만화를 그리는 연출에 대한 부분이다. 드로잉에 대한 부분, 그 다음에 교양에 대한 부분 5가지 파트가 움직인다.

만화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들은, 진짜 기술적인 부분들, 디지털 기술이나 이런 것은 최대한 빨리빨리 요약해서 전달해주는 부분을 노력을 한다.

1학년때는 드로잉에 대한 기초에 대한 부분들, 크로키나 이런 부분들, 만화를 그리기 위해 폭넓게 갖춰야할 부분들과 고민들. 이것을 기반으로 한다. 2학년때 구체적인 웹툰, 출판만화 다큐멘터리 만화 등의 작업을 한다. 3학년 때부터는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해서 스토리 수업을 기본으로 한다. 학생들 스무명 정도하고 학생들하고, 6시간 짜리 수업을 계속 멘토링을 하면서, 창작 실제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현업에 있는 교수님들이랑 극복해 가는 과정을 한다.

그런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청강에서는 특별히 안되는 스타일이 없다, 거기에서는 못하게 하는 게 없다라고 하는 합의들이 콘센서스가 만들어져 좋은 친구들이 와서 열심히 해줘서 좋은 성과가 나는 것 같다.

청강문화산업대에 있는 현수막. 웹툰 공모전 수상을 축하하는 내용이다. (사진=김유성 기자)
△많이 변했다. 요 3~4년 사이에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 전만 해도 실기시험을 보면 학생들이 혼자 왔다. 아니면 학원차 타고 왔거나. 학교에서 실기 시험이나 면접 시험을 볼 때 교통이 막혔던 적이 없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실기 시험이나 면접 시험 보는 날 차가 막힌다. 부모님이 학생들을 데리고 오는 것.

깜짝 놀랐다. 갑지가 바뀌었다. 면접 시험이나 실기 시험을 보는 데 밖에서 부모님이 기다리곤 했다. ‘언제부터 이런 분위기가.’라고 생각했다. 그전까지는 한 명도 안 따라왔다. 5~6년 전만 해도. 그리고 학교와서 상담해보고 하면 거의 싸우고 내놓은 자식이고. 이해해주는 부모님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부모님한테서 상담 전화가 온다. 어떻게 보면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씩 이해가 되는 것 같다. 40대 중후반에 있는 분들이 분명히 그 분들이 어렸을 때 만화를 봤고. 생각들도 많이 열려 있고. 지금도 만화를 소비하고 있는 분들이 부모 세대가 됐다. ‘내 자식이 만화를 그린다는 데 얘가 재능이 있다면 힘들게 직장생활 하는 것보다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들을 나만해도 할 것 같다.

우리 딸한테도 물어본다. “야 너는 웹툰 안하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다른 것 있다”고. “웹툰좀 그려보지. 괜찮은데”라고 말한다.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 대중적으로 분위기를 바꿔 놓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

△말 많이 하는데. 기본적으로 생각이 깊고 참 멋있는 분이다.

△굉장히 공부를 많이 한다. 데뷔 시절부터 책 많이 읽고 공부 많이 하고 했던 것으로 유명했던 작가다. 동갑이라 친한데 아주 존경스러운 작가다.

△머리가 굉장히 좋고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해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물론 고생도 해서. 그래서 진정성이 있는 것이고. 그래서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선생을 닮는 것 같다. 허영만 선생도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약간 천재적 광기가 있는 쪽은 이현세 선생님 쪽이고. 머리가 좋다. 기본적으로.

△즐겁다. 처음에는 약간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동지적 의식이다. 초기에 졸업했던 친구들과 더 끈끈하다. 같이 고생을 해서. “우리가 살 길은 과연 무엇인가.” 같이 맨날 프로젝트 하고. 맨날 밤 새고 그래서 끈끈하다. 만화를 좋아한다는 동지적 의식이 있다. 참 뿌듯하다.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만화를 하겠다고 열심히 그리고 있고.

그리고 적어도 지금은 만화를 어느 정도 그리면 충분히 내가 그리고 싶은 만화를 충분히 그릴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최근, 2015년 2016년을 기점으로 적어도 주요 플랫폼에서 연재하고 있는 작가들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최저 고료들이 상승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월 100만원도 못 받는 작가들이 수두룩했다. 지금 현재 최저 고료는 주요 플랫폼에서는 200만원 이상 올라와 있다. 물론 많은 돈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생계를 유지할 정도가 됐고.

특정 정도 인기를 얻는다면 다른 부가적인 수입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니까 환경은 확실히 좋아졌다. 조금씩 더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