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재개 이틀째…개별종목 변동성 키웠다

by이정훈 기자
2009.06.03 10:07:13

S-Oil-삼성전자우-현대重-모비스등 집중
주가 방향성과는 별개…변동성은 높인듯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공매도가 재개된지 이틀이 지났다. 주식시장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공매도가 개별종목들의 주가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 재확인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틀간 공매도가 몰린 종목들의 주가는 어떤 움직임을 보였을까?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조치가 풀린 뒤 거래가 재개된 지난 1~2일 이틀간 S-Oil(010950)과 삼성전자우선주, 현대중공업(009540), 현대모비스 등에 공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S-Oil은 이틀간 총 26만9822주가 공매도로 거래돼 전체 거래량의 29.6%에 이르렀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도 공매도는 154억원 거래돼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29.5%나 차지했다.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할 때 삼성전자 우선주가 그 다음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11.4%가 공매도로 거래됐고, 현대중공업과 현대모비스, 동부하이텍, 두산인프라코어, LG, GS건설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당초 예상대로 IT주와 건설주, 조선주, 자동차주 등에 공매도가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 개별종목들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엇갈리고 있다.

S-Oil의 경우 이틀간 공매도의 집중 포화 속에서 주가가 1.04% 하락해 매물 부담을 크게 느꼈다. 이 기간중 화학업종지수는 연이틀 상승했다.



또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보고서 등으로 가격 부담과 실적 우려가 생긴 현대모비스는 12.29%나 급락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오리온 등도 현대모비스와 마찬가지로 공매도로 인해 낙폭이 더 확대된 모습이었다.

반면 삼성전자 우선주는 이틀새 0.27% 하락해 공매도 부담이 크지 않았던 삼성전자 보통주 주가 하락률(-0.36%)보다 오히려 덜 떨어졌다.

현대중공업은 중국관련주 강세 덕에 주가가 0.7% 올랐다. 대우건설 역시 금호그룹이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호재에 힘입어 공매도 속에서도 24% 이상 급등했다.

두산과 대우차판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SK에너지 등은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공매도 부담을 떨쳐낸 케이스였다.

결국 `매물부담이 엄청난 수준만 아니라면 개별종목 주가 방향성 자체를 바꿔놓진 못하지만, 변동성은 키울 수 있다`는 게 이틀간 나타난 공매도의 영향이었다.

문제는 코스피지수가 본격적인 조정양상을 보일 때다. 시장 전체가 하락한다면 공매도가 몰리는 종목들의 주가 하락은 더 커질 수 있다. 대차거래잔고가 늘어나고 있는 종목들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