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주식시장)④`키코`·`스와프`가 일상용어로

by박기용 기자
2008.12.23 10:59:00

통화스와프·금리인하등 이슈 증시 주요 화두
고환율로 `키코`기업 고전..파생상품도 급성장

[이데일리 박기용기자] 올해 우리 주식시장을 달군 주요 이슈는 단연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리먼사태로 불거진 금융위기의 쓰나미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대통령이 예언한 3000은 고사하고, 코스피는 1000 붕괴에 이어 800선까지 주저앉았다. 울해 주식시장의 주요 이슈들은 하나같이 위기, 위기, 위기였다.

그나마 미국의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각국에서 쏟아진 각종 대책들이 다소나마 불안감을 누그러뜨렸다. ELW와 ETF 등 파생상품 시장의 급성장도 금융위기 이슈에 가렸다.



연초 우리 증시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불안한 시작을 보였다. 특히 환율은 전세계 대부분의 통화와 달리 유독 원화에만 강세를 보이면서 정부의 인위적 고환율 정책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외국환중개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24일 1513.0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시장에선 환율에 따라 울고웃는 종목들이 생겨났다. 고유가에 고환율이 겹치면서 수입물가가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고, 이는 전반적인 물가불안으로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무너진 기대감은 미국 쇠고기 파동과 촛불시위로 불거졌고 이에 따라 관련 테마주, 수혜주가 형성되기도 했다. 바야흐로 시장엔 9월 위기설 등 경제관련 루머가 난무하며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추석 연휴를 끝낸 지난 9월15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곧바로 전세계로 확산됐다. 지난 10월24일 코스피는 1000선이 붕괴된 938.75포인트의 종가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도 금액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은 지난 5일 기준으로 코스피에서만 31조7800억원을 내다팔았다. 다우지수와 FTSE지수가 작년말에 비해 30%대로 폭락한 데 이어 중국 증시가 60% 내려앉는 등 전세계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쓰나미가 불어닥친 형국이었다.





위기가 시작되면서 각종 대책들도 즐비하게 쏟아졌다. 10월초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작으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치적`으로 평가받는 미 연준과의 3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계약 체결 등이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다소나마 진정시켰다.

한은을 비롯한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며 대응에 나섰다. 미국이 1.0%, 일본이 0.3%, EU가 2.5% 수준으로 금리를 낮춘 데 이어, 한은도 최근 연 3% 수준으로 정책금리를 떨어뜨렸다. 내년엔 2%대로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초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위축 우려로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발표도 유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지난 7월 배럴당 140달러대였던 국제유가는 12월말 현재 40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이후 급락한 유가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코스닥 시장에선 키코(KIKO) 등의 장외 외환 파생상품 이슈로 내내 시끄러웠다. 연초 제이브이엠으로부터 시작된 키코 사태는 태산엘시디에 대한 워크아웃 결정으로 절정을 맞았다. 최근엔 진성티이씨가 파생상품 손실을 지연공시하며 주가가 급락하는 등 여전히 키코 악령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당선 소식은 연말 한국 증시에 훈풍을 불러왔다. 미국 새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은 대체에너지 관련주 등 이른바 오바마 테마를 불러일으키며 증시의 상승촉매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내년 9월부터 한국 증시가 FTSE의 선진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도 위로가 됐다.

올해는 주식선물이 증시에 상장되는 등 선물상품이 다양화되기도 했다. 지난 2월엔 10년 국채선물이 상장됐고, 5월엔 주식선물, 7월엔 돈육선물이 상장됐다. 주식워런트증권(ELW)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식관련 신상품이 급성장한 해이기도 했다. ELW 거래대금은 세계 4위, ETF는 세계 17위를 기록하는 등 파생상품 시장의 성장이 눈부셨다.

한편,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 17일 거래소 출입기자단 7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별여 올해 국내 증권시장에 영향을 준 10대 사건을 뽑아 발표했다.

KRX 기자단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코스피 1000선 붕괴 ▲한국증시 FTSE선진지수 편입 ▲달러-원 환율 폭등 ▲미국 연준과 300억달러 통화스와프계약 체결 ▲외국인순매도 금액 사상최고치 경신 ▲오바마 대통령 당선 ▲국제유가 급등락 ▲기준금리 인하 및 시중금리 상승 ▲키코(KIKO) 등 장외 외환파생상품 이슈 등을 주요 뉴스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