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뽁뽁'' 소리나는 딸기 따기… 조물조물 인절미 만들기
by조선일보 기자
2008.03.20 10:07:53
[조선일보 제공] 흑백처럼 보였던 대자연 위에 초록과 노랑이 채색을 시작했다. 봄 체험을 하러 가자. 공기 좋은 시골 바람을 맞으며 새콤달콤 딸기를 직접 따 먹고, 떡메치기를 하며 인절미도 맛보고, 짚으로 달걀 꾸러미도 만들어보면서. 어느새 마음 속에도 봄이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자, 어린이들 잘 보세요. 딸기를 따실 때는 두 번째 손가락과 세 번째 손가락 사이에 딸기 꼭지를 넣어 주세요. 그리고 인사를 하세요. 인사할 때 어떻게 하죠? 고개를 깊이 숙이죠? 그렇게 손가락으로 인사를 하세요. 그러면 소리가 날 거예요."
"소리가 난다"는 말을 흘려 들은 이들은 딸기를 딸 때 나는 '뽁' 소리에 깜짝 놀란다. "와, 정말 소리가 나요!" 뭐든지 신기해 하는 아이들이지만, 놀라는 건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 ▲ 새콤달콤한 딸기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면, 한입 두입 콱콱 개물어 먹고 싶은 유혹을 이길 수가 없다. 이천 부래미마을에 나들이 나온 가족들은 딸기 체험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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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 명이 사는 단출한 이천 부래미마을은 3~5월 내내 동네 딸기 재배 하우스에서 딸기 따기 체험을 실시한다. 일단 오전, 오후 체험으로 나누고 체험 종류에 따라 A, B 팀으로 나누는데, 두 팀 모두 오전에는 딸기 따기 체험을 한다. 아침 11시에 체험객들이 모여 하우스로 이동한 후 1인당 하나씩 팩(투명 플라스틱 상자)을 받아 딸기 수확을 한다. 일단 하우스에 들어가면 크고 빨갛고 향긋한 딸기를 눈에 띄는 대로 따 먹게 된다. 딸기 맛도 좋지만, 직접 따서 먹는다는 자체가 큰 즐거움이라 하우스 안에서는 도무지 절제가 안 된다. 그러다 유난히 알이 굵고 잘 익은 딸기는 팩에 넣는다.
체험은 5월 30일까지 진행되며, 체험료는 '딸기 따기 A 코스' 어른 2만원, 어린이 1만9000원, '딸기 따기 B코스' 어른 2만2000원, 어린이 2만1000원. 예약은 필수다.
부래미마을은 하루에 세 가지의 체험을 연속해서 실시하기 때문에 점심 시간 다목적체험관에서 식사를 제공한다. 체험 비용에 점심식사까지 포함되어 있다. 식사는 자율형 배식으로, 식판에 먹고 싶은 만큼 밥과 반찬 4, 5가지를 담은 다음 국을 받아 먹으면 된다. 이천 쌀밥과 계절 나물이 봄 향기를 느끼게 해 준다.
점심 식사 후 A팀은 짚 공예체험, 떡메치기·인절미 만들기 체험을, B팀은 떡메치기·인절미 만들기, 버섯 재배과정 체험을 하게 된다. A나 B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토요일에만 하는 B코스의 오후 프로그램은 다른 체험 활동으로 변경될 수 있다.
짚 공예는 농촌의 볏짚을 사용해 옛날 방식으로 계란 꾸러미를 만드는 체험이다. 짚 멍석이 깔린 체험장에서 안내에 따라 계란을 넣은 꾸러미를 만드는데, 꾸러미를 묶는 과정에서 실수를 연발하는 이들이 많다. 대개 어른들이 먼저 해보고 아이들에게 찬찬히 가르쳐준다.
떡메치기를 한 다음, 인절미에 콩고물을 묻혀서 먹는 인절미 체험도 재미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낸 인절미는 맛이 고소하고 정감이 간다.
버섯 재배과정 체험은 차로 10여 분 거리인 율면 총곡리 샘골의 버섯농장으로 가서 이뤄진다. 각자 차로 이동하기 때문에 자가용이 있어야 참여할 수 있다. 과거에 교편을 잡았던 '버섯할아버지' 김민호 사장이 일궈낸 버섯농장에서 기계화된 버섯 재배 과정을 둘러본다.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에 있는 서일농원은 우아하고 단아하다. 낮은 언덕 약 9만9174㎡(약 3만평) 규모에 조성된 농원은 우리 콩을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만든 된장을 판매하다가 넓은 연못, 음식점, 쉼터 등을 갖춘 아기자기한 농원으로 발전했다. 항상 단정한 옷차림과 웃음 띤 얼굴을 잃지 않는 서분례 원장은 '된장박사'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농원의 명물은 장독대다. 담장 안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장독이 2000개가 넘는다. 산책하다 출출해지면 농원 내 음식점 '솔리'에서 된장이나 청국장 찌개(각각 1인분 8000원)를 먹으며 현대화한 우리 것에 대한 가능성을 새삼 발견한다. "맛은 그대로지만 냄새가 덜해서 아이들이나 젊은이들도 잘 먹어요"라는 서 원장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구수하고 맛나다.
동서울종합터미널(02-446-8000·www.ti21.co.kr)에서 장호원, 감곡행 시외버스(오전 6시30분~오후 10시까지 약 20분 간격으로 운행, 1시간~1시간30분 소요, 요금 성인 5700원·어린이 2900원)를 타고 장호원 하차.
장호원 버스터미널에서 17-3번 버스(오전 8시5분·10시20분, 오후 12시40분·4시·7시20분 하루 5회, 1000원)를 이용, 석산2리(부래미마을) 하차.
오후 약 4시20분쯤 석산2리에서 출발하는 17-3 버스를 타고 다시 장호원 버스터미널로 돌아와 일죽행 버스(37번 시내버스, 오전 6시~오후 10시 20분, 20분 간격 운행) 이용. 일죽면 소재지에서 도보로 1.5㎞. 일죽터미널 앞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를 타면 2500원 정도 나온다.
중부고속도로 일죽IC→38번 국도 장호원 방향 8㎞→우측 율면 방향으로 우회전, 333번 지방도로 진입→6.5㎞ 진행 후 좌측의 부래미마을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 1㎞ 들어간다.
서일농원은 333번 지방도로→38번 국도 일죽 방향→일죽면 소재지에서 329번 지방도로를 따라 1.5㎞ 내려가면 길가 좌측에 위치
부래미마을 (031)643-0817, www.buraemi.com
서일농원 (031)673-3171, www.seoilfarm.com 장호원 버스터미널 (031)641-2688 일죽 버스터미널 (031)672-5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