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명수 기자
2001.10.29 11:51:09
[edaily] 29일 edaily가 9명의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폴(poll)을 실시한 결과 10월 물가는 전년동월비 3.26%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9월 산업 생산은 추석 등 계절적인 영향으로 8월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테러에 의한 생산 위축도 생각만큼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기사 하단 표참조)
경제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생산 지표가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대외 여건에 따라 향후 수출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9월 산업생산 전망은 전월비로 마이너스 4.3%에서 플러스 1.5%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전년동월비 전망은 -4.9~+1.5%)
경제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경기 상황은 "바닥 다지기"가 계속되느냐, 아니면 추가 악화로 회복 시기가 지연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통화 및 재정정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JP모건 임지원 박사= 9월 산업생산은 전월비로 거의 플랫(flat)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와 핸드폰 등이 생산을 주도했다. 자동차의 경우 9월 미국의 매출이 좋았는데 생산은 테러 여파로 늘어나지 않았다. 이것이 수입 자동차로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테러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생산이 예상보다는 좋았지만 4분기에는 예상보다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4분기까지도 경기는 바닥권을 맴돌고(bottomming out) 경제 지표의 변동성역시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이상재 팀장= 9월 산업생산은 지난 7월 및 8월 중 전년동기비 5% 내외의 감소세에서 벗어나 전년동기비 증가로 큰 폭 개선될 것이다. 무엇보다 작년 9월 중 추석연휴에 따른 기술적 반등효과가 작용할 것이고 둘째, 금년 10월 초 추석에 따른 추석특수효과 9월중 집중될 것으로 판단한다.
추석특수에 민감한 소비지표의 큰 폭 개선과 더불어 수출 역시 10월 초 연휴를 앞두고 밀어내기 효과가 작용하여 9월중 수출이 전월비 6.7% 증가한 바 있다.
다만 9월 중 산업생산의 개선을 실물경기의 추세반전의 보는 것은 시기상조다. 10월중에는 9월과 정반대로 부정적인 기술적 효과가 작용할 뿐만 아니라 미 태러사태 이후 미 경기침체가 심화되어 우리 수출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국내 수출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야기할 수 있는 미 소비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실물경기의 추세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9월중 전월비 보합을 보였던 소비자물가는 10월에도 전월비 0.1% 상승에 그치는 안정세를 보였다. 전년동월비 소비자물가는 2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 억제선인 4% 미만에서 안정될 전망이다. 특히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물가부담이 경기부양을 위한 한국은행의 금융완화정책에 걸림돌이 되지않을 것이다.
◇씨티은행 오석태 부장= 10월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다. 계절적 요인도 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산업활동에서는 자동차, 반도체 등의 호조세가 약해지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다. 추석 효과를 감안할 때 전년동월비로 9월 생산은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전월비는 마이너스로 예상되지만 만약 전월비까지 플러스로 돌아선다면 "짧은 추세반전"으로 봐야한다.
◇SK증권 오상훈 팀장= 10월 물가는 태풍 피해도 없고 기상 여건도 양호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다. 연간으로 4% 초반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산업생산은 추석 효과로 인한 조업일수 증가와 수출 출하의 호전, 추석에 의한 내수 출하 등으로 전월비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9월 백화점 매출도 늘어났다. 경기지표가 바다권 진입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다.
◇LG증권 이보성 과장= 8월에 비해 산업생산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세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
산업생산의 경우 1)9월 수출이 8월에 비해 8억달러 정도 증가했고 제조업 취업자수도 2.9% 증가한 것을 감안할 경우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전월비 증가율이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6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인 전년동월비 증가율도 9월들어 소폭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는 다분히 추석효과에 의한 조업일수의 상대적인 증가(올 9월의 조업일수가 작년동월에 비해 2일 많음)에 기인하는 측면이 커 생산이 증가세로 추세전환했다고 보기는 무리다.
5월이후 큰 폭 상승세를 보이고있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추이도 관심대상이다. 고용관련지표, 총 유동성 및 건설관련지표 등의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동 지표는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지표들의 현실 설명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라 큰 의미를 가지기는 어렵다.
반면 11월1일 발표되는 10월 수출입동향은 향후 경제전망을 어둡게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겠다. 20일까지 수출입통계로 10월중 수출증가율을 추정해보면 전년동기비 증가율은 -19~-20%, 수출액은 123억달러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 9월 수출증가율 -17%, 수출액 125.6억달러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된 것.
테러 후 세계경제 위축이 본격적으로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부진에 의해 생산위축과 기업수익성 악화는 고용부문 악화를 가져와 현재 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있는 내수부문을 약화시킬 수 있는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가는 농산물가격 하락으로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다. 연평균은 4%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전월비 상승세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1)농산물가격이 전월비 -5% 수준으로 크게 하락한데다 2)집값 상승세가 둔화됐고 3)서비스부문이나 공산품 가격 상승요인이 별달리 없었기 때문.
계절적 요인에 의해 4분기에는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으며 국제유가도 급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낮은 것을 감안할 때 올 연말까지 물가는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겠다.
이는 정부의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 가장 큰 부담이었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신축적 통화정책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며 11월 콜금리 인하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하겠다.
◇삼성증권 신동석 과장= 9월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4.9% 감소하여 전월보다 감소세가 소폭 악화될 전망이다. 미 테러사태에 따른 향후 수요 전망 악화로 기업부문의 생산 조정이 실제 출하감소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대미 테러에 따른 해외 수요 둔화로 인해 수출감소세가 4분기 중 더욱 심화될 것이기에 4분기 산업생산 증가율도 base effect에도 불구하고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10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가격의 하락과 함께 수입물가 안정세 지속에 힘입어 지난달 기록한 것과 같은 수준인 전년대비 3.2%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2002년 소비자물가는 내수부진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부재 및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전년대비 2.1% 상승에 머물 것이며 이에 따라 저금리 기조 유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동양증권 이동수 과장= 9월 산업생산은 8월 전년동월비 -4.7% 상승에 이어 -4.1%로 소폭 개선될 것이며 경우에 따라 개선 여지가 늘어날 수도 있겠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9월 중 산업활동 지표들이 급격히 악화됐던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산업활동의 수치상 개선은 어느 정도 긍정적인 면으로 받아들일 여지는 있다. 그러나 9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조업일수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한 개선여지가 강하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9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는 생산측면보다는 소비와 투자부문의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경기의 버팀목으로써의 역할을 해왔던 소비증가세가 지속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 실업률 통계에 다소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수치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둔화되고 있어 9월중에도 소비증가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우려할 만한 대목은 지난 8월중 -19.0%까지 감소한 국내 설비투자의 하락추세가 미 테러사태이후 더욱 확대됐는지 여부다. 최소한의 성장잠재력 유지라는 측면에서 매우 주시해야 할 지표다.
10월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월대비 -0.2%, 전년동기대비 3.3%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하락, 농산물가격 안정세 등으로 전반적인 하향안정이 이어졌으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안정추세는 당분간 이어지겠다.
◇삼성투신 정용택 선임= 9월 산업생산은 전월비 +1.5%(계절조정치는 0% 또는 소폭 마이너스) 전년동월비 +0.4%로 전망한다.
9월 산업생산은 9월에 추석이 있었던 지난해에 비해 조업일수가 3일정도 많다는 계절적 요인과 추석 직전에 발생하는 단기적 특수 등에 의해 크게 개선된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0월은 미 테러사태의 여파와 추석에 따른 조업일수 부족 등으로 다시 악화될 가능성을 안고있어 아직 추세적인 실물지표의 개선으로 보기는 다소 이른 듯 하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수입 물가의 하락추세가 5개월째 계속되고 있고 경기 침체에 따라 공산품 가격이 안정된 상황이며 계절적인 농산물 가격의 하락도 기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가 지표의 안정은 Basement effect와도 맞물려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에셋투신 김일구 팀장= 물가는 하향 안정세에 들어가 있는 상태이며, 특히 농산물 작황이 좋았다. 환율이 박스권에 머물러 있고 국제유가도 안정되어 있다. 세계경제의 회복은 아직 먼 과제이므로 물가안정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9월 산업생산에서 테러의 영향을 살펴보기는 어렵다. 9월 수출이 조업일수를 감안해도 증가율이 다소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해외수요의 증가 때문이라고 보지는 않으며 10월1일이 추석이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9월말 밀어내기 수출 때문이었다고 본다.
산업생산은 전월비로 따져보더라도 추석을 목전에 둔 9월말 생산증가 효과가 반영되어 있을 것으로 보며, 전월비 보합 수준으로 다소 높게 전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테러의 영향은 9월과 10월 산업생산을 합쳐 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의 9월 지표들이 극히 좋지 않기 때문에 10월 산업생산은 많이 나빠질 것이라 예상한다.
경기는 내년에도 별로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이번 테러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높였으며, 누구나 그렇듯이 미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자신의 약점을 관리하는 리스크관리에 들어간다.
기업입장에서는 그동안 미루어왔던 고용조정을 본격화해 비용을 낮추고 과잉생산설비를 감축하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가계는 낮은 저축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소비둔화와 기업의 투자둔화를 통해 물량을 기준으로 하는 GDP성장률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양적인 위축은 내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 예상한다.
산업생산은 좋게 나오더라도 데이터의 현실성이 없으므로 콜금리 인하 여부에는 중립적일 것이며, 물가의 하향안정화는 콜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물가의 하향안정화와 경기회복 부진이 지속될 것이므로 콜금리 인하 가능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콜금리인하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시장금리를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11월 콜금리인하가 과연 시장금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정책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현재 채권시장은 어떤 이유에서든 장기채권을 싫어하는 상태이며, 이러한 장기채 기피현상을 치유하지 않는 한 "콜금리 인하->시장 금리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먼저 장기채 기피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정책처방이 콜금리 인하에 앞서 취해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렇게 하여 시장금리가 다시 낮아져서 콜금리와의 격차가 줄어들었을 때 콜금리 인하를 고려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2001년 물가 추이 (단위: %) ----------------------------------- 전월비 전년동월비 전년동기비 ----------------------------------- 2001 1월 1.1 4.2 4.2 2월 0.2 4.2 4.2 3월 0.6 4.4 4.2 4월 0.6 5.3 4.6 5월 0.0 5.4 4.7 6월 0.3 5.2 4.7 7월 0.2 5.0 4.8 8월 0.5 4.7 4.8 9월 0.0 3.2 4.6 ◇2001년 산업활동 동향 추이 (전년동월(기)비, %) ------------------------------------------------------- 2000.2/4 연간 5월 6월 7월 8월 ------------------------------------------------------- 생산 18.4 16.8 2.3 -2.8 -5.7 -4.7 ..반도체 3.8 -16.9 -15.0 -11.6 ..컴퓨터 -13.6 -3.7 -29.4 -40.8 ..자동차 -5.6 6.1 -12.6 -1.4 (전월비) 1.7 - -0.1 -2.0 -1.3 4.5 출하 18.1 16.6 0.3 -0.9 -5.8 -5.8 ..내수 15.1 12.7 1.3 3.0 -1.1 1.9 ..수출 22.2 21.7 -1.1 -5.6 -11.2 -14.6 재고 9.6 16.2 18.3 14.9 15.7 14.6 (재고율) - - 86.7 83.2 89.3 85.4 평균가동률 78.8 78.3 74.8 74.1 71.0 73.4 ------------------------------------------------------- 도소매판매 13.3 9.8 4.8 4.5 2.9 3.5 내수소비재 13.5 6.4 3.3 13.7 6.9 10.4 출하 ------------------------------------------------------- 설비투자 34.8 30.0 -5.3 -2.8 -10.4 -19.0 국내건설 15.9 15.1 16.0 -8.3 11.8 -8.9 수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