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 매듭 수순…정경두 "양국 회담서 中 이해 이끌어 내"

by김관용 기자
2019.06.01 20:39:55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 계기 한중국방장관회담
KADIZ 우발충돌 방지 위한 핫라인 추가 구축
"中 사드 배치 철회 요구 없어, 韓 입장 이해"

[싱가포르=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중 국방당국이 1일 싱가포르에서 8개월 만에 국방장관 회담을 열었다. 이를 통해 양국의 ‘전략적 소통’ 등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수년째 양국의 최대 갈등 현안이었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해 이해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장관)은 이날 샹그릴라호텔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 안보정세과 양국 간 국방교류협력 등 공동 관심사를 논의했다. 회담은 두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 나란히 참석하는 계기를 활용해 이뤄졌다. 중국이 국방부장을 아시아안보회의에 파견한 것은 8년만에 처음이다.

국방부는 “양국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과 함께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하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또 한중 국방 교류협력이 정상 추진 중임을 평가하고, 양국 간 군사적 신뢰 증진을 위해 공군 간 직통전화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중국 군용기의 잇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으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정 장관과 웨이 부장은 작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만나 양국 공군 간 직통망을 추가로 개설키로 한바 있다.



이밖에도 양국간 신속한 재난구호 협력과 인도적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추진 등 실질적인 한중 국방교류협력 발전방안도 논의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정 장관은 한·중 국방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양국간 현안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솔직하게 얘기를 나눴다”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회담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이 부장이 제게)중국 방문을 초청했고, 방한 의사도 표명해줬다”고 덧붙였다.

사드 갈등과 관련해서도 정 장관은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웨이 부장도 상당히 좋은 쪽으로 말씀을 해주셨다”면서 “양국의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측에서 사드 배치를 철회하라는 요구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철회 요청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중국 측에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때문임을 설명을 하고, 현재 미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사드 운용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면서 “웨이 부장은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이해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