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메르스, 초기 신속대응…1~2주가 확산 '고비'
by안혜신 기자
2018.09.08 21:51:59
환자 하루만에 격리조치 했지만 잠복기 2~14일 관건
밀접접촉자 추가 발병 및 추가 접촉자 가능성이 문제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3년여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빠른 격리 조치에 나섰지만, 밀접접촉자가 늘어날 수 있어 향후 1~2주가 메르스 확산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쿠웨이트 방문 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를 거쳐 입국한 61세 남성이 메르스 양성으로 확인됐다. 현재 밀접 접촉자는 현재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항공기 승무원 3명, 항공기에 탑승한 밀접접촉자 10명, 삼성서울병원 등 의료진 4명, 가족 1명 등 총 20명이다.
다만 추가적인 접촉자 조사가 진행 중인만큼 앞으로 접촉자 숫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무엇보다 환자가 쿠웨이트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동, 두바이공항에서 비행기 환승을 위해 2시간을 경유하면서 접촉한 사람과 쿠웨이트 현지에서 활동하면서 접촉한 사람 등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다. 또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하면서 접촉자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쿠웨이트 현지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누구와 접촉했는지는 환자에게 정보를 얻어야한다”면서 “환자 상태를 봐서 현지 접촉자는 파악을 할 예정이고 필요하다면 외교부와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메르스 잠복기가 통상 2~14일인 것을 놓고 볼 때 앞으로 1~2주가 메르스 확산 여부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다만 3년 전과 다르게 환자가 입국한 뒤 하루만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공항에서 처음 방문한 삼성서울병원에서부터 응급실 내 별도로 마련된 선별격리실을 사용했다. 또 의료진들은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환자를 진료했다. 이후 서울대병원 격리병상까지 음압구급차량을 이동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은 모두 즉각 격리 조치 중이다.
정 본부장은 “의료진이 개인보호구 등을 착용하고 환자를 진료했지만 메르스 확진이 됐기 때문에 일단 업무배제를 하고 자택격리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환자를 이송한 음압구급차량은 운전자와 환자 간에 격벽이 설치돼있어 추가적인 노출이나 감염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당시에는 메르스 첫번째 확진 환자가 병원에 내원해 확진판정을 받기까지 일주일 가량 걸린데다 정부가 관련된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지역사회 감염을 초래했다. 당시 초기대응 미흡으로 국내에서만 186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38명이 사망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중앙역학조사반, 서울시, 민간전문가로 즉각대응팀을 확대 편성해 서울대병원 등 현장에 파견, 심층 역학조사결과에 따른 추가 방역조치 검토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중동 등 메르스 발병 의심국가를 방문한 뒤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개별 이동이나 대응을 하기보다는 ‘1339’에 신고한 뒤 안내에 따라 이동하고 조치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