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노믹스 1년]③아베가 쏜 `세 번째 화살`은?

by이정훈 기자
2014.03.30 14:51:18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아베노믹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 부양책)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은행(BOJ)의 무제한 양적완화 조치가 시행된 지 다음달 4일이면 어느덧 1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노믹스=구로다(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노믹스`라는 등식을 만들어낸 이 양적완화는 `두 번째 화살`인 최대 20조엔(약 204조원) 규모의 재정확대 정책까지 가세하며 장기 디플레이션 탈출이라는 희망을 일본인들에게 안겼다.

그러나 이같은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재정 건전성 회복과 경제구조 개혁이라는 중차대하고도 엄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남겨져 있다. 통화와 재정부문에서의 부양책이 단기 효과를 노린 몰핀이라면 이 세 번째 화살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경제 회복의 핵심인 만큼 이 대책들이 아베노믹스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저명 경제 컬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이 `세 번째 화살`이 구체화되지 않는다면 일본의 자산가격 상승은 지속 불가능해질 것이며 결국 버블(거품) 붕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 부총리 역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전세계적 회의론이 대두되기 시작했으며 구조 개혁이 수행되지 않는 한 회복이 지속적일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며 과거 외환위기 당시 한국이 보여준 개혁을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나마 차일피일하던 일본식 경제구조 개혁은 최근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일단 그 첫 단추는 뀄다. 다음달 1일부터 현행 5%인 소비세율이 8%로 인상되며 정부 세수 확대를 꾀하게 됐다. 앞으로 소비세율 인상의 충격을 지켜본 뒤 연말즘에는 10%까지 세율을 올릴 지도 검토하게 된다. 소비세율 인상으로 가계 소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일본 대기업들과 은행들이 잇달아 임금을 인상하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 다음은 6월까지 로드맵을 마련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게 될 법인세 재편작업이다.

일본의 법인세율은 36%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인데, 동일본 대지진 복구용으로 한시 부과되는 부흥특별세를 포함하면 무려 38.01%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법인세율을 낮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대신 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세수 감소분을 줄일 계획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현재 38%에 이르는 높은 법인세를 부담하는 30% 정도의 대기업 세 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면세 혜택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로 꼽히고 있다. 이미 일본 중소기업연합회는 “법인세율 인하로 더 많은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면 이 계획에 반대할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법인세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이미 선진국들 가운데 최악인 정부 재정 건전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재무관료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