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우원애 기자
2012.03.16 11:24:41
[이데일리 우원애 리포터]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와 결혼한 16세 소녀가 결국 결혼 5개월 만에 쥐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와 강제 결혼을 강요당한 10대 소녀 아미나 필라리가 쥐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모로코에 사는 아미나는 지난해 길거리에서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다. 아미나는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렸지만, 부모와 모로코 법원은 오히려 가족의 명예와 모로코 형법 제475조를 들어 성폭행범과의 결혼을 강요했다.
모로코 형법 제475조는 결혼을 목적으로 한 미성년자 납치를 허용하는 법으로, 강간범이 미성년자인 피해자와 결혼하면 기소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법조항은 혼전순결을 잃은 여성을 가문의 불명예로 여기는 모로코 전통과 합쳐져 피해 여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있다.
강요로 시작된 아미나의 결혼생활은 5개월 만에 비극으로 끝났다. 결혼 후 남편의 상습 폭행에 시달리던 아미나가 결국 죽음을 선택한 것.
아미나의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성폭행범과 피해자를 결혼시키는 모나코의 관습 철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 인권의 민주연맹 회장 푸지아 압솔루니는 "불행히도 모로코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모나코 형법 제475조가 조속히 폐기돼 성폭행범이 정당한 죄의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