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부 좀 해라`..中 환율 반격 나섰다

by홍정민 기자
2006.01.20 11:16:55

[이데일리 홍정민기자] 위안화 절상을 놓고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그동안 미국 정부와 의회의 이어지는 비난에도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던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의 입장을 강하게 옹호하고 나선 것.

2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마 더룬 부총재는 지난 18일 상하이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환율 정책은 미국의 무역적자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중국의 인건비는 미국의 33분의 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움직임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중국 정부가 수출 진작을 위해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미국의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재 미국의 찰스 슈머 상원의원과 린제이 그레험 상원의원은 중국이 위안화 추가절상 조치를 단행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제품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미국 정부는 대중 무역적자가 지난해 11월까지 185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올 초 존 스노 미 재무부 장관은 현재 중국의 환율 정책에 대해 "전혀 만족하지 못한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미국 상원 재정위원회의 맥스 바우커스 상원의원이 보 시라이 중국 상무부장 등 중국 고위관료들과 만나 미국내 점증하고 있는 우려의 목소리와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의지를 전달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 경영자 모임에서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미국 정부는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미국으로 오는 중국산 수출품을 줄이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중국이 위안화 절상 조치를 단행한 이후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0.5% 상승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원화와 태국 바트화는 달러에 대해 각각 3.4%, 4.8%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올 초 위안화와 외국통화간 거래에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 제도를 도입했지만,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마 부총재는 "중국은 위안화를 조작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무역적자는 위안화에 의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같은 체계를) 이코노미스트에게 설명하기는 쉽지만, 금융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미국측)은 대학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강하게 비난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시장조성자 도입에도 불구, 인민은행은 여전히 시장에서 지배적인 입지를 갖고 있으며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만 허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버브라이트 증권의 가오 샨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통화 개혁에 대한 외국의 압력에 굴복하더라도, 겉으로는 전혀 굴복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할 것"이라며 "체면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