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4.12.22 10:50:42
영덕~양재간 고속도로 사업 연기
판교·이의지구 입주땐 교통지옥 불보듯
[edaily 윤진섭기자] 내년 1월 착공 예정으로 추진되던 영덕~양재(판교~신봉~상현~영덕)간 23.7km 고속도로가 통과 구간 주민들과 환경 단체의 반대로 착공이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2007년 말 완공 일정도 2008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점쳐져, 주변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교통 대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일 건설교통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당초 이번 달에 제출 예정이던 양재~영덕 고속화도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제출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는 현 시점에서 제출된다고 해도 정밀실사 45일, 보완실사 15일 등 최소 한 달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며 “그러나 영덕~양재 고속도로는 환경 단체를 비롯해 현지 주민들의 워낙 반대가 커,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 역시 현재로선 환경영향평가 제출보다는 환경단체와 주민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1, 2차 주민 설명회가 무산된 바 있다”며 “1월에 관련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공청회가 제대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통행료 징수, 환경문제 등 걸림돌..1월 3차 시민설명회 예정
경기 용인시 영덕지구에서 시작돼 수원 이의 신도시 개발예정지구를 지나 용인 성복·신봉지구를 거쳐 성남 판교새도시를 꿰뚫는 이 도로는 서울 헌릉로까지 이어진다. 총연장 23.7㎞의 이 도로는 왕복 4~6차로로 건설될 예정인데, 24개의 다리(4482m)와 9개의 터널(6728m)이 건설된다.
8700여억원이 들어가는 이 도로는 내년 12월 공사에 들어가 판교새도시 시범단지 입주시기인 2006년말까지 완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도로는 주민 환경 단체의 반발이 커 2007년말로 한 차례 미뤄진 상태였고, 이번에 또 다시 2008년으로 완공이 늦춰진 셈이다.
민간투자사업시행자로 대우건설(047040)·롯데 등이 컨소시엄으로 만든 주식회사 경수고속도로가 선정돼 추진중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이 같은 사업계획에 대해 통행료 징수문제와 천연기념물(붉은매새매, 삵) 보호를 주장하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2일 주택공사에 진행된 주민설명회에서 성남 주민과 환경단체로 구성된 `영덕∼양재 고속도로 반대 수도권 공동대책위원회`는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작성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투자 사업의 적절성과 노선의 적정성, 환경 및 주민 피해에 대한 예측 등에 대해 깊은 의혹과 불신을 갖고 있다"고 주장, 반대의견을 명확히 했다.
◇영덕~양재간 고속도로 주변 16개 택지개발지구 추진, 교통난 불보듯 뻔해
현재 이 도로를 염두에 두고 개발이 추진되고 있거나 완료된 곳은 성남 판교, 용인 수지1·2·신봉·상현(취락지구)·죽전·동백·흥덕, 수원 영통, 화성 태안3·동탄, 오산 운암·세교지구 등 13곳에 달한다.
또 개발이 추진 중인 용인 성복취락지구와 신봉도시개발지구, 수원 이의택지개발지구도 이도로와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 지역의 경우 교통체증이 극심해 러시아워에는 분당 신도시까지 가는데만도 1시간 이상, 서울까지는 2시간 이상이 소요되기 일쑤다.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이 지역 분양권 및 입주예정 물량만 1만 2390가구, 게다가 판교 주변 및 이의지구 분양예정 물량도 5만 가구에 육박한다. 향후 6만 가구 이상이 추가로 입주되는 셈이다. 결국 교통상황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영덕~양재간 고속도로는 수도권 남부 핵심 교통도로이며, 사업추진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어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주민간 합의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판교와 동탄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2007년을 전후해 극심한 교통난과 아파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