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관리인 윤미향父 지정, 반값매각 송구"…고개 숙인 정의연
by박기주 기자
2020.05.17 13:33:54
입장문 통해 "사려깊지 못한 일, 사과드린다" 밝혀
"부동산 매각은 시세대로 결정됐지만 결과적으로 손실, 송구"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와 관련된 논란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 회계 투명성 논란에 휩싸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서울 마포구 사무실 앞 모습.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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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힐링센터)’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前) 정의연(옛 정대협) 대표인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의 아버지에게 힐링센터의 관리를 맡기고 시세 하락으로 결국 손해를 본 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이 할머니 쉼터 등 제공을 목적으로 기부한 10억원 규모의 기부금 중 7억5000만원을 들여 힐링센터 부지 및 건물을 매입했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할머니들이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고, 윤 당선인의 아버지가 2014년부터 6년 동안 관리를 맡으면서 7000여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더욱이 지난달 힐링센터를 매입가의 절반 수준인 4억2000만원에 매각한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힐링센터의 일상적 관리를 위해 교회 사택 관리사 경험이 있던 윤 전 대표의 부친에게 건물관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에게 인건비 명목으로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기본급과 수당을 합해 월 120만원을 지급했고, 2018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는 관리비 명목으로 월 50만원, 총 7580만원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 측은 “친인척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부동산 헐값 매각에 대해서는 최근 주변 시세가 떨어졌기 때문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의연은 “오랫동안 주변 부동산업도 등에 건물을 내놓았지만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 가치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가치가 떨어졌고) 현재의 시세로 결정됐다”며 “결과적으로 기부금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쉼터’ 논란 외에도 정부 보조금 공시 미기재 등 여러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이러한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결국 전문 회계기관의 검증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연은 입장문을 통해 “회계 관련 의혹들에 대해 외부 회계검증을 통해 그 투명성을 검증받고자 한다”며 “공시입력이나 회계처리 오류에 대한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며, 회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