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하고 싶은 말 다 하면 시원한데 표 잃어…절제하자"
by유태환 기자
2019.06.08 19:51:41
8일 '서울 송파병 당협 당원교육' 인사말
"막말 대응 힘들다…우리도 전략적으로 해야"
국회 복귀 與 압박엔 "지금은 들어갈 수 없다"
"文정부 정치 놀음할 때 우리가 민생 챙겼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경기도 여주 이포보를 방문, 시설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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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내 막말 논란에 대해 연일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끊임없이 쏟아지는 강경발언에 중도층 등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8일 서울 송파구 송파어린이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 송파병 당협 당원교육’ 인사말을 통해 “하고 싶은 말 다 하다 보면 ‘말은 해서 시원한데 표는 다 잃어버리는’ 이렇게 되면 안 되지 않느냐”며 “좀 절제하고 얘기하자”고 말했다.
황 대표는 “여러 가지 막말 얘기가 있는데 하나하나 대응하기가 정말 너무 힘들어서 ‘그 돌 던지는 일 있으면 내가 다 맞겠다. 잘못된 거 다 나를 질타해 달라. 그런데 이제 앞으로는 안 되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며 “우리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여러 말 때문에 논란이 된 것들이 많은데 하나하나 얘기하려고 하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며 “‘제가 그냥 다 뒤집어쓸 테니까 나를 비난하고 욕하고, 그리고 이제는 우리 당에서 잘할 테니까 그렇게 이해해 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앞서도 황 대표는 자신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바닥에 앉은 취재진이) 걸레질 한다’ 등의 발언이 계속 나오자 “더 이상의 잘못은 용납할 수 없다.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회복귀를 압박하는 민주당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철회가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황 대표는 “말도 안 되는 패스트트랙을 저질러 놓고 고치지도 않은 채 (국회에) 들어오라고 하면 이 정부의 엉터리 국정에 들러리 서라는 것 아니냐”며 “지금은 들어갈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회에 들어가기만 하면 민생이 챙겨지느냐”며 “챙겨질 수 있는 협의시스템을 만들어야 논의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 “오히려 이 정부가 이런 말 할 때, 민생을 팽개치고 정치 놀음할 때 우리가 민생을 챙겼다”며 “민생대장정을 누가 했는데 이제 와서 민생을 팽개친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와서 민생을 챙기라고 한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성과 청년을 끌어안기 위한 발언도 이어갔다.
황 대표는 “그동안 우리 표가 많이 없었던 영역이 있다”며 “우리 한국당에 대한 청년 지지율이 높지 않다. 적게는 (지지율이) 5~6%, 많게는 15~16%밖에 안 된다”며 “여성들도 우리 한국당과 함께 하는 분들이 많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수도권이나 이런 쪽에 우리 당 지지가 많지 않으니까 이런 분들에게 우리가 스며들어 가서, 국민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정당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제가 제2의 민생대장정을 하고 왔는데 이것은 동행과 미래를 향한 행보”라고 전했다. 이어 “그 목표는 더 많은 분들이 한국당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우리가 힘을 모으는 것이 결국 이 정부에 대한 투쟁이 되기 때문에 그런 각오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대표는 전날 ‘희망·공감-국민속으로’를 주제로 사실상 ‘민생투쟁대장정 시즌2’를 시작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