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머리고지서 전사한 프랑스 장병 인식표, 67년만에 주인 찾는다

by김관용 기자
2019.06.01 20:06:36

유해발굴 과정에서 프랑스군 인식표 발굴
정경두 국방부 장관, 싱가포르 샹그릴라대화서
프랑스 국방장관 만나 인식표 전달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1일 샹그릴라호텔에서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을 만나 지난 5월 7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견한 6.25전쟁 프랑스 참전용사 고(故) 이브 모알릭 상병의 인식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국방장관]
[싱가포르=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일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플로랑스 파를리(Florence PARLY) 프랑스 국방장관을 만나 지난 달 7일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견된 6.25전쟁 프랑스 참전용사 고(故) 이브 모알릭(Yves MOALIC) 상병의 인식표를 전달했다.

고 이브 모알릭 상병은 1951년 12월 26일 6.25전쟁 프랑스 제6증원 파견단으로 한국에 도착해 유엔군 프랑스대대 소속 의무병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1952년 10월 6일 화살머리고지 일대 전투 중 전사한 그는 당시 수습돼 프랑스 쁠루이넥(Plouhinec) 지역에 안장됐다.

정 장관은 파를리 장관에게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한 프랑스군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아직도 우리 땅 어딘가에 잠들어 있는 프랑스군 전사자 및 실종자의 유해발굴과 송환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6.25 전쟁 당시 프랑스군은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이뤄진 4차례의 전투 중 1952년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진 3차 전투에 투입됐다. 당시 미 2사단 23연대에 배속된 프랑스대대는 적 1518명을 사살하는 성과를 냈지만, 48명이 전사했다. 6.25 참전 프랑스군 실종자는 총 8명으로 이중 3구가 화살머리고지 인근에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를리 장관은 “프랑스 참전용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감사한다”면서 “보훈외교가 양국 국방협력 관계에 있어 중요한데, 이런 행사를 통해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장관은 최근 프랑스군의 한국인 인질 구출작전을 언급하며, 당시 작전 중 사망한 장병 2명에 대한 애도의 뜻도 표했다.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 억류된 한국인 여성 1명 등 4명의 인질 구출 작전 중 프랑스 해병대 특수부대 소속 장병 2명은 무장조직원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