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완공 앞둔 제주민군복합항…주민과 갈등은 '현재 진행형'

by최선 기자
2015.11.29 12:00:00

학이 두 날개를 움추린 형상의 부두…건축물 완성단계
공정률 94%·계류시험도 완료…작전능력 향상 기대
제주해군, 시민 품을 수 있을까…반대 단체에 구상권 청구

완공을 앞둔 제주민군복합항에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인 서애류성룡함(7600t)이 입항하고 있다. [사진=해군]
[제주=이데일리 최선 기자]올해말 공사 완료를 앞둔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해군은 함께 건설 중인 크루즈 터미널(2017년 완공)을 통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지역주민들은 환경훼손을 이유로 여전히 항구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해군은 시민·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의 시위 등으로 인한 공사지연으로 인한 손실 책임을 해당 단체와 지역주민들에게 묻겠다는 방침이어서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서귀포시 강정해안에 위치한 제주민군복합항 건설현장을 찾았다.

공정률 94%(항만 96.5%·육상 87%). 이곳 제주민군복합항은 올해 연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함정 계류시험도 모두 마쳤다. 계류시험은 각 유형별 함정이 입항해도 항만이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지, 부두는 안전하며 전기, 연료, 물을 함정에 대는 데 문제가 없는 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해군은 9월 중순부터 7600t급 이지스구축함, 잠수함 등 16개 함정 21척을 파견해 계류시험을 치렀다.

지역 주민들과 군이 함께 사용하는 복합문화센터와 군인관사, 생활관도 완성 단계다. 비포장 도로만이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제주도가 항구 옆에 짓고 있는 크루즈터미널은 공사가 지연되고 있어 오는 2017년이나 돼야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2013년 5월부터 매일 2시간씩 크루즈터미널 공사장 입구를 가로막고 반대 집회를 열고 있어 당초 예정보다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15만톤급 이상 대형 크루즈 선박 2척의 동시 접안이 가능한 방파제는 이미 완공됐지만 터미널 건설이 늦어지면서 무용지물 신세로 전락했다.

제주민군복합항 내 복합문화센터에서 바라본 기지 전경. [사진=최선 기자]
해군은 공사가 완료되는 대로 공사를 방해해온 주민들과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시민단체 시위 등으로 공사가 지연돼 273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소요됐다”며 “공사를 방해한 시민단체와 주민들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현재 공사를 방해한 시위를 주도한 시민단체 회원과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채증한 사진과 영상을 확인하는 한편 개인별 배상금액을 산출하고 있다.

해군은 제주민군복합항은 대양해군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노트 속도로 달리는 함정의 경우 부산작전기지에서 해양과학기지가 설치돼 있는 이어도까지 13시간이 걸린다. 제주민군복합항에서는 4시간이면 간다. 항만은 20여척의 함정을 품을 정도로 넉넉하다. 태풍이 불어와도 11층 건물 높이의 방파제가 선박을 안전하게 보호한다.

해군은 다음달 1일 제주민군복합항에 해군제주기지전대를 창설한다. 한 같은 날 해군제주방어사령부를 해체하고 해병대사령부 예하 9해병여단을 창설한다. 제주 기지가 안정화하면 부산 7기동전단과 진해 잠수함사령부 예하 잠수함전대도 이곳으로 둥지를 옮길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이 우려하는 것은 제주가 군사지역화 된다는 점”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주둔 이후 군이 주민들과 화합하는 과정을 꾸준히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공을 앞둔 제주민군복합항에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인 서애류성룡함(7600t)이 입항하고 있다. [사진=해군]